[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색다른 각도에서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외우는 역사’를 벗어나 ‘거시적 관점의 역사’를 제시함으로써 독자의 시야를 틔워준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이 책도 그런 종류다. 한국사 일본사 중국사를 동시에 조명하며 각 나라에서 발생한 하나하나의 사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을 주고받았는지 설명한다.

기존에 주를 이뤘던 각 나라 역사의 병렬적 서술에서 벗어난 점은 큰 의미가 있다. ‘동아시아사’라는 익숙지 않은 주제에서 저자들은 ‘삼국의 소통’이라는 새로운 상징 부호를 획득한다. 저자들은 각각 한국사 중국사 일본사 전공 교수로 여러 소항목을 부담스럽지 않은 분량으로 배치했다. 총 10개의 주제를 책 2권에 담았다.

사실 ‘동아시아’의 역사를 기술하자는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었다. 그러나 동아시아라는 공통의 세계관을 온전히 다루기에는 동아시아 3강인 한국 중국 일본의 인식이 너무 달랐다. 즉, 우리나라는 대체로 동아시아사에 대한 포용적인 태도를 함의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제국주의, 중국은 중화주의의 색채를 버리지 못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못했던 것이다.

저자들은 이 부분을 넘어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시대가 동아시아사라는 확장된 관념의 역사 인식을 원하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자국 역사와 유럽 공동체의 역사를 동시에 다루는 역사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동아시아에 있는 나라들 역시 자국 역사와 지역사인 동아시아사를 같이 성찰해 나가야 한다는 주문이다.

저자들은 스스로 “마침내 공유될 미래의 옥을 구하기 위해 지금 하나의 돌을 던진다”는 말로 동아시아사 연구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유용태・박진우・박태균 지음 / 창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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