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복을 입은 보건 관계자들이 22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우한시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23일부터 모든 항공기와 열차들의 우한 출발을 막기 시작했다. (출처: 뉴시스)
보호복을 입은 보건 관계자들이 22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우한시에서 도착한 승객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발생하는 우한 폐렴의 확산을 막기 위해 23일부터 모든 항공기와 열차들의 우한 출발을 막기 시작했다. (출처: 뉴시스)

전 세계 곳곳에서 감염자 속출

中사망 170명, 확진자 7711명

전날 대비 확진자 1737명 증가

외교부 “전세기, 오늘 밤에 출발”

WHO, ‘국제비상사태’ 선포 논의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중국 우한(武漢)시에서 대거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 국경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아프리카 중부 잠비아에서도 환자가 발생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아프리카마저 방역망이 뚫리면 사실상 남미를 제외한 모든 대륙이 발병지역이 되는 셈이다.

하루 사이 1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는 등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 세계가 공포에 떨고 있다. 우한 폐렴의 경우 치료제도 없고 백신도 없는데다가 사람 간 전염은 물론 동물로 인한 전염도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30일 0시(현지시간) 기준 전국 31개 성에서 우한 폐렴의 누적 확진자는 7711명, 사망자는 170명에 달한다. 전날보다 확진자는 1737명, 사망자는 38명 증가했다.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하루 동안 확진자가 1032명이나 늘었고, 사망자는 37명이 증가했다. 이 지역은 누적 확진자도 4586명, 사망자는 162명이나 됐다. 우한의 사망자는 129명이다. 중국 본토 중 확진자가 없었던 청정지역 티베트마저 확진자가 새로 발생했다.

확진자 중 1370명은 위중한 상태다. 완치자는 124명으로 퇴원했다. 감염 의심 환자는 1만 2167명이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은 8만 8693명이며, 이 중 8만 1947명이 의료 관찰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우한 폐렴으로 인한 중국내 사망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초기 대응 미비로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된다.

전 세계도 우한 폐렴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어 비상이다. CNN 등 해외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중화권인 홍콩 10명, 마카오 7명, 대만 8명 등 확진자가 나왔다. 태국 14명, 캄보디아 1명, 말레이시아 7명, 스리랑카 1명, 네팔 1명, 싱가포르 7명, 베트남 2명, 한국 4명, 일본 7명 등 아시아 주변국가에서도 계속 확진자가 늘고 있다.

북미지역에는 미국 5명, 캐나다 3명이 확진됐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5명, 독일 4명, 핀란드 1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호주에서도 5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동에서도 아랍에미레이트에서 4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국 체류 미국인 태운 전세기 미 공군기지 도착	[캘리포니아=AP/뉴시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체류하고 있던 미국인 200여명을 태운 미국 전세기가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60마일(약 96.5㎞) 떨어진 마치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중국 체류 미국인 태운 전세기 미 공군기지 도착 [캘리포니아=AP/뉴시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체류하고 있던 미국인 200여명을 태운 미국 전세기가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쪽으로 60마일(약 96.5㎞) 떨어진 마치 공군 기지에 도착했다.

바이러스가 중국을 넘어 해외로까지 급속도로 전파되면서 각국 정부는 중국에서 자국민을 빼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외교부는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의 여행 경보를 3단계 ‘철수 권고’로 상향 조정하고, 우한에 체류 중인 700여명에 “급한 용무가 아니라면 즉시 철수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우한시와 인근 지역 체류 한국인을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전세기도 운항한다.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는 늦어지겠지만 오늘 전세기가 출발하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오늘 밤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정확한 시간이 나오면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영사관을 일시 폐쇄하고 전세기를 동원해 자국민 1000여 명을 대피시키기로 했다. 실제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인 240명을 태운 미국 정부 전세기가 우한에서 이륙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 이어 프랑스 등 다른 나라 정부도 중국 당국과 철수 문제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처럼 우한에서 오는 모든 항공편과 열차편을 막는 등 아예 국경을 봉쇄한 경우도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현지시간) 오후 다시 긴급위원회를 재소집하고 우한 폐렴에 대한 국제적인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 22~23일 긴급회의 당시에는 국제적인 비상사태를 선포할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번에 WHO가 우한 폐렴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A(H1N1), 2014년 야생형 소아마비, 2014년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등에 이어 6번째 사례가 된다.

이와 관련해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을 휩쓸고 해외로도 급속 확산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는 만큼 이날 회의에서 WHO의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전날인 29일(현지시간)에도 WHO는 중국의 경우 출국자에 대해서도 검역을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WHO는 출국자가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기침 같은 증상을 보이는지 확인하고, 감염 지역에서 온 호흡기 감염자와 인터뷰하는 것도 제안했다. 또한 유증상자에게 추가 검사를 받도록 지시하는 한편, 확진자의 경우 격리 및 치료 조치를 받도록 하라고 제언했다.

WHO, 30일 2차 긴급위원회… 우한 폐렴 비상사태 논의 전망[제네바=AP/뉴시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왼쪽)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기자회견 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WHO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 2차 긴급위원회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하는지가 논의될 전망이다.
WHO, 30일 2차 긴급위원회… 우한 폐렴 비상사태 논의 전망[제네바=AP/뉴시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왼쪽)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9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에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기자회견 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WHO는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 2차 긴급위원회를 스위스 제네바 유엔본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에 해당하는지가 논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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