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황금시대’ 올까
노딜 위험 여전히 변수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총회가 열려 영국의 존 워스(가운데) 유럽의회의원(MEP)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표결을 마친 뒤 다른 영국 의원들과 샴페인을 들고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회 총회가 열려 영국의 존 워스(가운데) 유럽의회의원(MEP)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표결을 마친 뒤 다른 영국 의원들과 샴페인을 들고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오는 2월 1일 0시(유럽의회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 현지시간)를 기해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한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 7개월 만에, 3명의 영국 총리의 손을 거쳐 마침내 브렉시트(Brexit)가 현실화하는 셈이다.

29일(현지시간) BBC는 이번 브렉시트 실현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바람대로 현실화됐다며 보수당이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했고 상원을 거쳐 여왕 재가를 얻었으며 유럽의회가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서 EU와 결별하게 됐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작년 “고난에 처한 영국을 브렉시트를 통해 2020년부터 ‘황금시대’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브렉시트 확정과 관련 영국 내 중상류층은 부정적인 의견도 상당수 있다고 BBC는 전했다. 경제적으로 중산층 이상은 브렉시트는 바보같은 짓이라고 중단할 것을 요구한 반면, 현재 직장이 없거나 경제적으로 하층인 경우 지금 영국의 현 상황이 ‘유럽통합’ 때문이라고 강하고 믿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렉시트에 돌입해도 올해 말까지는 영국과 EU의 관계가 그대로 유지된다. 양측이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2020년 말까지 브렉시트 전환기간을 설정했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영국은 기존처럼 EU 단일시장과 관세동맹에 잔류하고 자유로운 주민 이동도 유지된다. 또한 당분간은 EU 규정을 따르고 분담금도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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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 전환기간 사이에 영국과 EU는 무역협정을 포함한 향후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문제는 과거 EU가 캐나다 등과 벌인 무역협상에 수년이 걸린 점을 고려할 때 기간 내 모든 무역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2월 준비단계를 거쳐, 3월에 본격적으로 협상이 시작되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고 대치 국면으로 접어든다면 노딜 브렉시트 우려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영국 현지 매체들의 전망이다.

존슨 총리는 올해 연말까지 미래관계 협상을 마치고 내년 1월부터는 EU와 완전히 결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반면 EU는 시간이 짧다며 세부규정들을 모두 협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날 가디언은 영국이 전환기간 연장시한인 오는 6월 30일까지 협상을 연장하지 않을 경우 노딜 공포는 확산될 수 있다며 영국과 EU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계속되면 올해 영국 경제에 44억 파운드(약 6조 7473억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미셸 바르니에 EU 브렉시트 협상 수석대표는 “절충은 절대, 절대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서, 협상의 난항을 예고했다.

BBC는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더라도 경제적으로 당장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EU는 단일시장 내 거래되는 제품은 EU의 상품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영국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관세와 무쿼터가 적용되는 무역합의를 희망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영국의 브렉시트 확정에 유럽 ​의회 의원들은 영국의 EU 탈퇴 조건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는 것이다. 이날 MEP는 브뤼셀에서 브렉시트 관련 토론을 한 후 브렉시트 협정을 찬성 621, 반대 49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비준했다.

일부 유럽의회의원(MEP)은 브렉시트 표결을 마친 뒤 다른 영국 의원들과 샴페인을 들고 축하하기도 했다.

반대표를 던진 의회 의원들은 “영국은 EU를 떠나고 있지만 항상 유럽의 일부”라며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심정을 전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통해 영국은 EU와 친구이자 동등한 주권자로서 새 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한해 영국과 EU의 줄다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영국 언론은 31일을 ‘이혼도장을 찍는 날’로 표현해 보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혼 후 어떤 관계를 이어갈지 많은 변수가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EU가 최근 캐나다, 일본과 무역협상을 타결 짓는 데도 7년이란 시간을 소요했다”며 “올해 안으로 시간이 제한된 협상은 시기적으로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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