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긴급 관계기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긴급 관계기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24

정부서 치료 비용 전액 지원

3032명 입국자 전수조사 실시

오는 30일 우한에 전세기 투입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걸린 국내 확진자만 4명이 나온 가운데, 보건당국이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를 한 단계 격상했다. 이에 정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신종 코로나’ 대응에 나섰다. 사태가 진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각에서는 ‘중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는 등 ‘신종 코로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 신종 코로나 ‘1급 감염병’으로 분류

29일 보건복지부(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질본)는 이번 달에 개정된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감염병을 1∼4급으로 나눴다. 질본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이를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1급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발생 우려가 크고 음압격리가 필요한 감염병이거나 생물테러감염병이다. 대표적인 예로 신종 인플루엔자, 에볼라바이러스병,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17종이 있다. 여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포함된 신종감염병증후군도 해당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아직 전파력이나 감염경로 등이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은 관계로 감염병 분류체계상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포함해 1급 감염병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보·국가·지자체서 치료 비용 전액 부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검사와 격리, 치료 등에 드는 비용을 건강보험과 국가, 지방자치단체에서 공동으로 전액 부담한다.

지원 기간은 격리 입원한 시점부터 격리해제 때까지다. 지원금액은 입원 때 치료, 조사, 진찰 등에 드는 모든 경비에 해당한다.

해당 대상자가 국가지정격리병원 등에 입원해 치료받고 격리 해제돼 퇴원하면 해당 의료기관은 진료비 중 건강보험 급여항목이나 의료급여 부담금은 건강보험공단에서, 환자 본인부담금 및 비급여항목은 국가나 시·도 등에서 지급받게 된다.

우한 폐렴 확진환자나 의심환자 진료에는 기본적으로 1인당 10만원이 넘는 유전자 검사비가 들고 음압격리병실 사용 등 격리 관찰, 진료비 등으로 수백만에서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충남도가 2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실국원장회의를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제공: 충남도) ⓒ천지일보 2020.1.28
충남도가 28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실국원장회의를 개최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제공: 충남도) ⓒ천지일보 2020.1.28

◆신종코로나 총 3032명 전수조사

정부는 최근 14일 이내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질본은 이달 13일부터 26일까지 우한공항에서 국내로 입국한 여행자는 내국인 1166명, 외국인 1857명으로 총 3023명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대부분은 중국인이며, 단기 여행이나 출장 목적으로 들어와 한국을 떠난 사람을 제외하고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이다.

당국은 출입국기록과 여권 등을 통해 명단과 연락처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이날 지방자치단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과 정보를 공유했다.

아울러 전수조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전날부터 우한에서 입국한 사람 중 ‘경증’ 증상을 보였던 100여명에 대해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 개학연기·등교중지 권고하기도

‘신종 코로나’ 사태가 급속도로 커지자 교육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처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 확산과 관련해 관내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개학 연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미 개학한 학교에 대해선 학생들의 등교를 중지하라고 권고했다.

이에 서울 시내 학교장들은 서울시교육청 권고에 따라 개학 연기와 등교 중지 여부를 판단해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등굣길에 체온 측정(수원=연합뉴스)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등굣길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등굣길에 체온 측정(수원=연합뉴스) 29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관계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예방을 위해 등굣길 학생들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정부, 우한에 전세기 급파해 한국인 700여명 수송키로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한국인 700여명의 국내 송환을 위해 오는 30부터 31일까지 이틀 동안 전세기를 4차례 급파한다.

이러한 조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급속한 확산에 따라 중국 정부가 우한 및 주변 지역에 항공 및 대중교통을 차단해 한국인이 자력으로 귀국할 수 없고, 현지에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서 정부가 내린 결정이다.

이태호 외교부 2차관은 “귀국을 희망하는 수를 파악한 결과 700여명 수요가 파악돼 오는 30일, 31일 이틀간 우한시에 전세기 파견을 결정하고 중국 정부와 협의를 진행 중”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중국과 협의 결과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종 코로나 사태로 고립된 중국 우한의 우리 교민과 유학생 등을 정부가 전세기를 투입해 국내로 데려올 예정인 가운데 박 장관이 “교민 가운데 신종 코로나 유증상자도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의약단체장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세기는 최신 기종이어서 공기순환장치로 필터링이 돼 실제로 기내에 기침 등을 통해 세균이 배출된다 하더라도 옮길 가능성은 아주 낮다”며 “(교민 등은 서로) 옆자리와 앞뒤 좌석을 비우고 대각선으로 앉게 되며, 유증상자와 무증상자는 층을 구분해 교차감염이 되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 서울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행동수칙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본격적인 설 연휴가 시작된 24일 서울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예방행동수칙 안내문이 붙어 있다. ⓒ천지일보 202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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