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일명 우한 폐렴 확진자가 벌써 4명이다. 정부가 발빠른 대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가 들린다. 우한 폐렴 의심 환자는 질병관리본부 1339 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신고해야 한다. 그러나 막상 전화를 걸면 먹통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다. 거기에 막상 통화가 돼도 알려주는 대책이 너무 무성의하다. 모 매체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중국인 우한 폐렴환자 의심 신고를 1339에 했더니 마스크 쓰고 인근 병원으로 가라는 게 안내의 전부였다고 한다. 

우한 폐렴은 이미 사람 간 전파가 확인된 바이러스 질환이다. 현재 유럽까지 파고들 정도로 전파 속도도 무척 빠르다. 이런 바이러스 질환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의심 환자와의 접촉을 애초에 차단하는 것이다. 당연히 우한 폐렴 전담 병원 혹은 병원 내 전담 병상을 마련해 의심환자와 일반인의 접촉을 차단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에 전화를 걸었다면 최소 전담 병원을 확인하고 관련 조치를 받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다. 그러나 전화도 먹통이고, 겨우 연결된 전화에서 ‘마스크 쓰고 병원 가라’는 이런 황당한 조치를 듣는다는 건 아직도 정부와 관계자들이 우한 폐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이러스성 질환은 확진된 다음에 격리하면 이미 늦다. 현재도 확진 받은 환자들이 이미 수백명의 사람과 접촉된 사실이 확인됐다. 

2015년 한국에서 무려 38명의 사망자를 낸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의 악몽이 재연될까 심히 우려스럽다. 사스와 메르스 역시 모두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인체 감염증으로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동반했다는 점에서 우한폐렴과 유사하다. 당시 정부가 메르스 환자가 경유한 병원명 공개를 늦춰 방역에 실패했다. 날마다 우한폐렴 방지를 위한 예방법을 홍보하면서 막상 우한폐렴 의심환자는 아무 병원이나 가라는 질병관리본부의 안일한 대처는 할 말을 잃게 한다. 

제2의 메르스 사태를 막으려면 의심 환자부터 엄격히 통제되고, 모니터링 돼야 한다. 또 종합병원은 모두 별도 격리시설을 둬 의심 환자가 전염 가능성이 차단된 곳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기는 하지만 중국인의 방한과 한국인의 중국 방문도 당분간 금지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예방보다 나은 치료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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