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퉁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담당 의료진들이 전담팀 구성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2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퉁지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담당 의료진들이 전담팀 구성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폐렴이 퍼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 지역에서 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마비되고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5일 병에 걸린 남편을 입원시키기 위해 병원들을 전전했다는 샤오시(36, 여)씨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 우한의 상황을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중국은 현재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우한과 인근 도시에 봉쇄령을 내리고 외부와 연결되는 항공·기차 등 교통을 통제한 상태다.

샤오씨는 “병원에서 숨진 환자들의 시신이 천에 덮인 채 병원 복도에 놓여있었다”며 “간호사가 사람들을 불러 시신을 옮기려고 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SCMP에 올라온 한 영상에는 병원 복도에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가득 있어 움직이기 조차 어려운 상황을 담았다. 인터넷상에는 환자들이 밀려들자 절규하는 의료진의 통화 장면 등도 돌아다니고 있다.

샤오씨는 남편이 열흘 전부터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서 피를 토하기까지 했지만 방문한 병원 4곳 모두 병실이 부족하고 검사할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 당해 현재 한 병원의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심지어 구급차를 불렀는데도 출동하지 않았다면서 “병원들에서는 항생제 처방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남편은 며칠간 제대로 먹지 못했고, 상태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사람들이 계속 죽어가지만 아무도 시신을 신경 쓰지 않는다”면서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는 모두 불행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샤오씨는 병원비와 약값에 대한 부담도 치료를 가로 막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에 약값으로 수백에서 1천 위안(약 16만 8천원) 정도를 쓴다. 우리 같은 사람이 많다”며 “많은 사람이 비용을 감당 못 해 치료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샤오씨는 밀려드는 환자들로 공중보건 시스템이 통제를 벗어났다며 “환자 가족들이 병상을 얻고 진단을 받기 위해 의료진과 싸운다. 정말 절망적”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우한 시민 천후이팡씨는 자신의 어머니가 병에 걸렸다면서 “의사는 어머니가 입원해야 하지만 병실이 없다고 했다. ‘우한 폐렴’ 확진도 거절했다”면서 다른 병원 3곳을 찾았지만 입원하지 못하고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린 상태라고 말했다.

한 우한지역 의사는 SCMP 인터뷰에서 “질병예방통제센터에서 직원이 충분치 않다”면서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집에서 자체 격리하며 스스로 치료하는 게 더 안전하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우한시에 다음 주 완공을 목표로 1천개의 병실을 갖춘 병원을 긴급 건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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