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강경 시아파를 중심으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모습. (출처: 뉴시스)
24일(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강경 시아파를 중심으로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린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와 남부 주요 도시에서 24일(현지시간) 오후 미군 철수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주요 외신과 현지 언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바그다드에서는 이날 이슬람 금요 대예배를 마친 시민 수십만명이 도심에 모였다.

이들은 반미 구호를 외치며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100만의 행진’으로 이름이 붙여진 이날 반미 시위는 이라크 의회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한 알사이룬 정파의 지도자 무크타다 알사드르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이날 시위에는 알사드르를 지지하는 세력과 미국에 반대하는 친이란 진영이 참여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이들은 이란에 대해 관점이 다르고 정계 내 경쟁을 하고 있으나 강한 반미 성향과 시아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알사드르는 24일 성명을 내고 “이라크 정부는 미국과 맺은 안보협정을 취소하고 미군 기지를 폐쇄해야 한다”라며 “미군뿐 아니라 미국의 민간 경호회사도 영업을 중단하고 이라크 영공에 대한 미군의 접근도 차단하라”라고 촉구했다.

지난 5일 이라크 의회도 미군 등 외국 군대의 철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했고 미국 정부에도 이를 요구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이슬람국가(IS) 소탕작전을 명분으로 미군 5200여명이 주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2일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 포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바흐람 살리 이라크 대통령을 만나 “이라크에 잔류하기 싫다. 전례 없는 방식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을 감축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의 공방이 이라크에서 가열하면서 작년 10월 시작해 계속되고 있는 반정부 시위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득 정치권의 부패 청산과 개혁, 조기 총선, 민생고 해결을 요구하며 이라크 곳곳을 휩쓴 이 시위를 군경이 강경 진압하면서 시민 450여명이 숨지고 이라크 총리와 대통령은 사퇴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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