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오후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강원도민들이 2018 동계올림픽 공식 후보도시의 현지실사를 마치고 출국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에게 유치를 염원하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규모 환송행사를 벌였다. (출처: 연합뉴스)

“삼수는 없다” 절박한 ‘유치염원’ 느껴져

시장상인, 장날 문 닫고 환송식 참여
2000여 명 강원합창단에 위원도 ‘감동’

[천지일보=백하나 기자] “진전된 평창 보여줬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한 환송회가 막을 내리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평가위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 ‘강원도민의 저력’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7일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IOC 구닐라 린드베리 조사평가위원장은 “강원도민의 열정을 느꼈다”며 “평창의 진전에 좋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사단 출국 다음날인 21일 오전 강원도 평창군. 8000여 명의 인간띠를 형성하며 ‘기적’을 이뤄낸 주역들로 평가받았던 군민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생업을 이어가고 있었지만,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향한 염원만큼은 뜨거웠다. 시내에서 만난 도민들은 하나같이 ‘삼수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평창상가번영회 김봉규 사무국장은 “평창은 두 번이나 쓴잔을 마셨다. 이번이 안 되면 정말 포기한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실사단 환송식 당일이었던 20일은 평창읍의 장날이었는데도 상인들을 설득해 문을 닫고 실사단을 맞으러 나갔다”고 말해 유치에 뜨거운 열의를 보였다.

생활용품 가게 주인 조성대(50) 씨는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면 단순히 지역이 알려진다는 차원을 넘어 한국을 세계 속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며 “월드컵도 했는데 동계올림픽도 이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평창군민들에게 올림픽 유치는 이루고 싶은 ‘소망’처럼 간절하게만 느껴졌다.

평창군청에 따르면 20일 환송행사에는 군민 4600여 명이 동원되고, 공무원 350명이 참여했다. 동원된 자원봉사단체만 해도 26곳. 한국부인회·새마을회·의용소방대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군중에게 무료로 커피와 물을 나눠주고 행사 후 뒷정리를 하는 등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군민들은 버스를 전세해 1시간가량 소요되는 대관령면으로 들어가 도로를 에워싸고 오륜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예스 평창”을 외쳤다. 실사단이 지나가는 시간은 10분도 채 되지 않았지만, 마음을 전했던 이번 행사는 ‘하나 됨을 표현한 기적이었다’는 평가다.

▲ 20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조사평가단이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실사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평창 주민들이 도로변에서 환송행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평창군청 문화체육과 관계자는 “2010년 당시보다 군민의 참여도가 높았다”며 “나온 분들의 표정도 밝았고 인원도 전보다 훨씬 많았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당시 자원봉사에 나선 임옥순 한국부인회 회장은 환송식의 의미에 대해 “물론 평가는 위원회에서 하는 것이다. 우리는 뜻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아울러 지난 18일에 맞춰 강릉 실내종합체육관에서 18개 시·군 주민 2018명으로 구성된 강원도민대합창단의 합창도 이번 실사를 인상 깊게 한 행사 중 하나였다는 후문이다. 합창단이 부른 ‘I have a dream’과 ‘아리랑’ 편곡은 평가위원의 눈시울을 붉혀 평창 유치를 향한 도민의 염원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권오석 강원도민대합창단 대표는 “중간에 기술감독이 교체되고, 연습 기간에 명절이 끼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럼에도 도민의 참여 열기가 뜨거워 열흘 밖에 연습을 못했는데도 너무나 멋진 호흡을 보여줘서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강원도민대합창단은 이번 실사 행사가 끝이 아니라 평창에서 승리의 함성이 울려 퍼지는 그날까지 프로젝트를 선정해 지속적으로 활동한다는 계획이다.

뉴욕타임즈를 비롯한 외신도 평창 유치에 긍정적인 평가를 보인 가운데 유치의 영광을 안을 수 있을지, 오는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IOC 총회에서 있을 결과 발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