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실학의 대가였던 다산의 삶의 후반기는 그야말로 험난했다. 1801년 신유옥사로 수많은 천주교 신도들이 사형을 당했을 때 다산의 가까운 지친과 지인들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다산은 살아남긴 했지만 살아남은 자로서의 죄책감을 안은 채 유배의 길에 올랐다. 유배지에서도 삼엄한 감시 아래 사람을 만날 자유도 주거 이전의 자유도 상실하고 사람들의 기피 대상이 되었다. 그런 상태가 무려 18년이나 지속됐다.

그러나 다산은 유배지에서의 고난을 도리어 자아실현과 자기완성의 기회로 승화시켰다. 고난 속에서도 비탄에 빠지지 않고 나름대로의 행복을 즐기면서 또 한 편으로는 가정의 행복과 공공의 행복을 위해 온힘을 다 했다. 이 책은 다산 정약용이 어떤 방식으로 트라우마를 치유했는지를 네 장에 걸쳐 보여주고, 그가 추구한 행복의 길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다섯 장에 걸쳐 전한다. 다산의 행복론을 배우는 사이 실학자가 아닌 인간 정약용을 다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장승구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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