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타야 할 버스가 오면 정류장에 서 있다고 할지라도 손을 크게 흔들어 버스를 탈 것을 알려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뉴질랜드에서는 타야 할 버스가 오면 정류장에 서 있다고 할지라도 손을 크게 흔들어 버스를 탈 것을 알려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버스 보이면 손 흔들어서 알리기

승객 안전이 우선… 배려 문화

출퇴근 시간 페리 이용 승객 많아

버스정류장에서 손 흔들어야

뉴질랜드에 갓 도착한 한국인이 버스정류장에 서서 타고 가야 할 버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금방 올 줄 알았던 버스가 25분이 지난 후에야 정류장으로 오고 있음이 보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그냥 획 지나가 버린다. 뉴질랜드를 처음 방문한 한국인 등 외국인들이 대중버스를 이용하려다가 흔히 겪을 수 있는 황당한 일이다.

뉴질랜드에서는 타야 할 버스가 오면 정류장에서 기다리면 될까. 아니다! 버스가 가까이 올 때 반드시 크게 손을 흔들어야 한다. 이는 버스를 탈 것이니 정차를 해 달라는 신호이다.

사람이 정류장에 있다고 해서 버스가 무조건 정차하지 않는다. 손을 흔들지 않으면 그냥 가버린다. 버스기사는 승객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른 목적으로 버스정류장에 있는 줄 알기 때문이다.

대중버스의 문 개폐 문화를 보자. 앞문, 뒷문 2개의 문이 있다. 뒷문에 부착된 문구를 보면 “귀하의 안전을 위해 문 바로 가까이에 서 있지 마시오. 저학년 학생 및 어린아이를 동반한 어른은 앞문으로 내리시오.”라고 표기돼 있다.

왜 앞문으로 내리라고 하는 것일까. 뒷문으로 내리면, 특히 어린아이 승객이 위험할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하자는 뜻이다. 아울러 “버스가 완전히 멈추기 전까지 앉아 있으시오.”라는 문구도 있다. 이로 인해 버스가 운행 중 일 때는 미리 내릴 준비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대중버스의 문 개폐 문화를 보자. 앞문, 뒷문 2개의 문이 있다. 뒷문에 부착된 문구를 보면 “귀하의 안전을 위해 문 바로 가까이에 서 있지 마시오. 저학년 학생 및 어린아이를 동반한 어른은 앞문으로 내리시오.”라고 표기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대중버스의 문 개폐 문화를 보자. 앞문, 뒷문 2개의 문이 있다. 뒷문에 부착된 문구를 보면 “귀하의 안전을 위해 문 바로 가까이에 서 있지 마시오. 저학년 학생 및 어린아이를 동반한 어른은 앞문으로 내리시오.”라고 표기돼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교대 및 승객 배려 문화

버스운전기사의 교대 문화 및 승객 배려 문화도 특이하다. 버스운전기사가 퇴근할 시간이 되면 일반적으로 버스 종점까지 가서 주차한 후 퇴근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다르다. 버스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버스기사가 아무런 예고도 없이 정류장에서 시동을 끄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를 모르는 승객들은 당황함을 느낀다. 그런데 바로 다음 버스기사가 나타나서 교대한 후 같은 버스를 운전한다.

버스 승하차 시의 인상적인 문화를 보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버스를 타고 내릴 때는 활짝 웃는 얼굴로 누구나 버스기사와 인사를 한다. 이러한 현상은 버스기사와 특별히 친분관계를 유지하고자 함이 아닌, 상호 예의를 보여준다는 의미이다.

탈 때는 “Hi” 또는 “Hello!” 등의 인사를 하며, 내릴 때도 예외 없이 “감사합니다”라고 영어로 인사를 한다. 버스를 타고 내릴 때 승객들에겐 느긋함이 당연한 듯 조급함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타거나 내릴 때 “빨리 내리세요” “빨리 타세요”라고 다그치는 운전기사나 승객의 말을 좀처럼 들을 수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이다. 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면 정말 답답함을 느낄 정도다.

 

뉴질랜드의 버스 문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뉴질랜드의 버스 문화.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뉴질랜드에 처음 온 외국인이거나 뉴질랜드인이라도 타 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갈 때는 졸거나 한눈을 팔아서는 안 된다. 졸다가 깨면 어디쯤인지를 구분하기가 힘들다. 이는 집의 형태가 비슷할 뿐만 아니라 형성된 동네도 비슷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아울러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주변을 잘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도앱을 켜놓고 수시로 봐야 한다. 그 이유는 버스 안에서 정류장을 안내하는 안내음성이 없기 때문이다.

초행길인 사람은 목적지에 대한 지리를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버스를 타고 간다는 것 자체가 긴장의 연속이 될 수 있다. 버스를 탈 때 버스기사에게 내릴 장소를 알려줘야 한다.

자전거 이용자를 위한 배려 문화를 보자. 뉴질랜드는 기후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이에 화창한 날씨가 지속되는 줄 알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도중 갑자기 비가 내리는 경우를 자주 접하게 된다.

워낙 세게 내리는 비라서 자전거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럴 때 당황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장거리로 자전거를 옮겨야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있으니 바로 버스 앞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도록 설치대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하버 브릿지의 개통은 이동수단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는데, 배에서 차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후 차량의 꾸준한 증가로 인해 하버 브릿지가 헬 게이트(hell gate)라는 악명을 얻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하버 브릿지 도로에서 매일 벌어지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 현상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하버 브릿지의 개통은 이동수단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는데, 배에서 차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후 차량의 꾸준한 증가로 인해 하버 브릿지가 헬 게이트(hell gate)라는 악명을 얻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하버 브릿지 도로에서 매일 벌어지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 현상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여객선 페리 문화

여객선인 페리 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는 오클랜드로 항구도시이다. 이 도시에서 여객선인 페리가 대중교통수단으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점은 신기한 일이다.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오클랜드 북쪽 지역과 중심부를 왕래하는 데는 배가 유일한 운송수단이었다. 그러나 비가 세차게 내리는 날씨이거나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이동하면서 배가 크게 요동을 쳤다. 이 때문에 배를 탄 사람들은 불안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두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를 구상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59년에 총 길이 1020미터의 오클랜드 하버 브릿지(Auckland Harbour Bridge)를 완공하게 되었다.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긴 이 하버 브릿지는 고속도로로 연결돼 있어서 가슴을 확 트이게 할 정도로 시원한 전망을 제공한다.

하버 브릿지의 개통은 이동수단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됐는데, 배에서 차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 후 차량의 꾸준한 증가로 인해 하버 브릿지가 헬 게이트(hell gate)라는 악명을 얻게 되었다. 그 이유는 하버 브릿지 도로에서 매일 벌어지는 만성적인 교통 체증 현상 때문이다.

그래서 교통 체증을 해소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을 찾게 되었다. 오클랜드 도심과 북쪽 지역 사이에 페리를 이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꽤 많아지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비록 교복을 입고 있어도 교통카드가 없으면 학생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뉴질랜드에서는 비록 교복을 입고 있어도 교통카드가 없으면 학생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20.1.23

대중교통카드 적용 문화

대중교통카드 적용 문화에 대해 살펴보자. 어느 날 교복을 입은 한 학생이 하굣길에 버스를 탔다. 교통카드를 찾기 위해 교복 주머니, 가방 등 여기 저기 뒤져봤지만 찾을 수 없었다.

버스기사에게 학생 할인이 적용되느냐고 물었다. 버스기사는 할인이 원칙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고 했다. 비록 교복을 입었지만 교통카드가 없기 때문에 학생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다.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를 위한 대중버스의 배려 문화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탑승할 경우 버스가 보도블록에 맞춰 멈춘다. 버스의 앞문 및 뒷문에 발판을 내려서 탑승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다. 버스 차체를 하강시킨다.

따라서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등이 보이면 망설임 없이 바로 하강시킨다. 이렇듯 뉴질랜드 대중교통 문화에서 원칙, 배려, 공감을 통해 인간존중의 정신과 실천을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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