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중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연합뉴스)
사진은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중국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연합뉴스)

“우한 폐렴, 박쥐에서 발원됐을듯… 전염성 매우 높아”

SCMP “변종 가능성 있어… 위험성 과소평가 가능성”

[천지일보=이솜 기자] 500여명 확진자가 발생하며 중국 전역을 넘어 전 세계를 긴장케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박쥐에서 발원했을 가능성이 크고, 전염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또 바이러스가 시작된 우한 화난시장에서 야생동물의 도축과 판매가 성행했던 것으로 전해지며 인재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가오푸(高福) 센터장이 발표한 연구결과를 인용해 “우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스와 매우 높은 유사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학원 상하이파스퇴르연구소와 군사의학연구원 연구자들은 전날 학술지 ‘중국과학: 생명과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우한 신형 코로나바이러스의 자연숙주는 박쥐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03년 유행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박쥐의 바이러스가 변종을 일으키면서 사향고양이로 옮겨졌고 이것이 사람에게 전파됐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사스 바이러스가 큰 박쥐에서 발견되는 ‘HKU9-1 바이러스’를 공통 조상으로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결과다.

큰박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큰박쥐.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는 한국 질병관리본부가 조사한 내용과도 일맥상통한다. 한국 질본부는 중국이 공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결과 사스 바이러스와 상동성(유전자의 유사한 정도)이 89.1%에 달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논문에서 중국 연구팀은 박쥐와 인간 사이를 매개하는 중간 숙주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스도 박쥐에 있던 바이러스가 사향고양이를 통해 사람으로 전파됐다.

가오푸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도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우한의 화난 수산시장에서 팔린 야생동물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사향고양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향고양이.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화난 수산시장에서는 수산물 뿐만 아니라 뱀, 토끼, 꿩 등 각종 야생동물을 도살해 판매하는 것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연구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수용체인 ‘ACE2’와 강한 결합력을 갖는다는 점도 밝혀냈다. 강한 결합력을 가질수록 전염력이 강해진다.

SCMP는 우한 폐렴의 위험이 과학계에 의해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 매체는 우한바이러스연구소의 한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이며, 이는 이 바이러스가 천연두와 같은 DNA 바이러스보다 1000배 이상 빠른 변이 속도를 갖는다는 것을 뜻한다”며 바이러스 변종 가능성도 시사했다.

한편 우한 폐렴으로 공포감이 확산한 중국 인터넷에 화난시장에서 다양한 야생 동물이 사육‧도살돼 식용으로 거래됐음을 보여주는 사진이 퍼지고 있다. 각종 야생동물 고기의 가격이 적힌 차림표 사진이다. ‘SDUIVF’라는 아이디를 쓰는 산둥성의 한 의사는 자신의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해당 사진을 올리면서 “야생 동물을 다시는 먹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 차림표에는 야생 오소리, 흰코 사향고양이, 대나무쥐, 기러기, 공작, 야생닭, 고슴도치, 여우, 악어, 사슴, 거북, 야생 산양, 낙타, 코알라 등이 등장했다.

오소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오소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