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고용지표 ‘V자형’ 회복세 체감 어려운 이유
[경제칼럼] 고용지표 ‘V자형’ 회복세 체감 어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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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

 

정부는 지난해 취업자수, 고용률, 실업 등 3대 지표가 호전되면서 고용의 양과 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취업자수는 2년 만에 30만 1000명 증가해 V자형 회복세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년도 증가 폭인 9만 7000명의 3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실업자수도 1만명 줄어든 106만 3000명에 그쳤다.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취업자의 비율을 의미하는 고용률은 60.9%로 지난 1997년 이후 2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하루 일당을 받고 일하는 임시직 근로자가 아니라 고용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직 근로자도 69.5%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쯤 되면 지난해 경기는 부진한 가운데 고용지표는 그야말로 선방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연간 고용동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연령대별 취업자수는 60대 이상 노인일자리는 37만 7000명 급증했지만 40대 일자리는 16만명 이상 감소했다. 40대 자연 인구 감소폭 보다 취업자수가 더 많이 줄었다. 우리경제에 허리 역할을 하는 40대의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양질의 일자리로 평가 받는 제조업 일자리는 산업분류 개편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일주일에 17시간 이하 초단기 일자리는 39년 만에 최고치다. 한마디로 지난해 만들어진 상당수 일자리가 세금을 투입해서 만든 노인 일자리에 해당하거나 급여가 적은 초단기 아르바이트인 셈이다.

지난해 전 연령대 가운데 취업자수와 고용률 모두 하락한 40대에 대한 맞춤형 일자리 대책이 범정부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이 지시로 범정부차원의 테스크포스(TF)가 꾸려졌다. 이 TF에서는 40대 퇴직자와 구직자에 대한 실태조사를 통해 실질적 어려움을 조사·분석하는 한편, 40대 특성을 고려해 직업훈련·교육, 생계비 지원, 및 신속한 일자리 매칭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외에도 40대의 전문성과 노하우를 활용해 창업과 연결될 수 있는 지원 방안 등 과제를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40대 젊은 가장이 무너지면 가정 경제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타격이 있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정부는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고용시장 개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연간 취업자는 25명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보다는 취업자수 증가폭은 둔화되겠지만 올해 생산가능인구(만15~64세)의 자연 감소 분을 감안하면 완만한 개선세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취업자 증가 규모가 20만명 대 초반을, 한국은행은 24만명을 예상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은 올해 취업자 수가 15만명 증가에 그치고 경제성장률도 1.8%로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의 전망과는 다소 온도차가 존재하지만 완만한 개선세는 기대된다.

저성장 시대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말처럼 쉽지 않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와 산업구조의 재편이 맞물리면서 취업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구조적으로 생산가능인구가 매년 20만명 이상 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공서열식 임금구조와 노동시장 구조개혁은 손도 못 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구조는 고용 없는 성장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는 인력 투자보다는 설비 자동화와 무인화에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아무리 재정을 투입해도 단기, 노인 일자리만 만들어질 뿐 민간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이유다. 좋은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기업들은 선제적인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는 새로운 성장 산업이 태동하도록 규제개혁과 기존 산업과의 중재에 적극 나서야 고용 시장 훈풍을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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