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있는 이번 주는 설날 밥상에 오르내릴 정치이야기에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야 활동이 바쁘다. 여야가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심사 룰을 정하는 사이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정치 재개를 선언하고 지난 19일 귀국했으니 정치판이 더 복잡하게 돌아가는 형태다. 귀국 다음날 국립현충원과 광주 5.18국립묘지 참배를 다녀왔고, 국민담론을 이어가고 있는 안 전 대표 영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서는 관심을 보이는 중이다. 거대 양당에서는 안 전 대표가 보수·중도에 합류할지, 제3세력들을 재결집해 총선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국당이 반(反)문재인 결집을 외치며 보수·중도 통합에 러브콜을 보냈으나 안 전 대표는 ‘관심 없음’을 표명한 상태다. 중도독자노선을 택할 것으로 예상되니 이번 4.15총선은 1여다야(一與多野) 구도로 짜일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그렇게 될 경우 민주당은 느긋하겠지만 한국당에서는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격이어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에 주력해야 할 것이고, 우리공화당 등 여타 보수 세력과도 빠른 진척을 보여야하는데 문제는 따른다.          
새보수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어렵사리 ‘양당 통합 협의체’에서 합의 수용했으니 통합이 성사된다면 보수 분열 3년 만에 다시 합쳐지는 것이다. 남은 것은 ‘범보수 빅텐트’를 위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위의 지속적인 추진과 4.15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후보자 공천이지만 통합 와중에 있는 한국당으로서는 동시 추진과 조기 마무리가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세대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해야 함인데, 현역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은 적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으니 한국당 지도부의 고심이 크다. 그런 입장이라서 공천심사를 책임지고 있는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보수세력과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국회의장을 지낸 김형오 한국당 공관위원장은 4.15총선에 임하는 자세는 비장하다. 망가질 대로 망가진 제1야당이 국민 속에서 다시 살아나려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치혁신과 세대교체를 통해 거듭 태어나야한다는 입장 고수인바, 한국당 공관위원장으로서 응당 견지해야할 바른 태도다. 죽어서 다시 사는 법을 알고 있는 원로 정치인인 그가 지옥의 사자임을 자처하면서 대규모 선수교체와 간판급 험지출마를 공언하고 나섰다. “국민 여망에 부응하는 것이 정치인 숙명”이라며 TK(대구·경북)지역에서 50% 넘게 교체할 방침임도 내세웠다.

한국당이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정치철학대로 “죽어서 다시 살아나는” 정당이 될지 아니면 국민에게 버림을 받고 역사 속에 낙인찍히는 폐당이 될지는 제 하기 나름이다. 과연 한국당이 국민눈높이에 맞는 통합과 세대교체를 이뤄낼지 아니면 구두선에 그칠지 그 향방이 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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