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DDH-979·4400t급)이 출항하고 있다.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링스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의무요원 등으로 구성된 경계·지원대 등 총 300여 명으로 편성된 청해부대 30진은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29진 대조영함(4400t급)과 9월 초 임무를 교대한 이후 내년 2월 말까지 약 6개월 동안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13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서 청해부대 30진 강감찬함(DDH-979·4400t급)이 출항하고 있다. 함정 승조원을 비롯해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요원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링스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항공대, 해병대·의무요원 등으로 구성된 경계·지원대 등 총 300여 명으로 편성된 청해부대 30진은 아덴만에서 작전을 수행 중인 29진 대조영함(4400t급)과 9월 초 임무를 교대한 이후 내년 2월 말까지 약 6개월 동안 우리 선박을 보호하는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국방부 “필요 시 IMSC와 협력할 예정”

미국 주도 IMSC에 연락장교 2명 파견

“한미동맹뿐 아니라 이란과 관계도 고려”

대잠능력 등 보완한 ‘왕건함’ 임무 교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 작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국방부는 21일 “우리 정부는 현 중동정세를 고려해 우리 국민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해부대 파견지역은 아덴만 일대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페르시아만) 일대까지 확대되며, 한국군 지휘 하에 국민과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에는 국제해양안보구상·호르무즈 호위연합(IMSC)과 협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대신 청해부대 소속 연락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파견한다.

이는 그간 미국이 요청한 IMSC에 참여하지 않는 ‘독자 파견’ 형식으로, 미국·이란 갈등 속 정부의 고심이 반영된 모습이다.

오만만과 아라비아만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 루트로, 한국으로 수입되는 원유의 70% 이상도 이곳을 지날 만큼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이 일대에는 우리 교민 2만 50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실상 이란군이 통제하고 있는 해협으로, 지난해 5월 미국이 ‘이란 핵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해 중동 지역에 긴장 상황이 조성되면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당시 국방부는 청해부대 작전 반경 확대 등을 비롯해 다양한 방안을 두고 고심했다.

그러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갈등 속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대한 긴장이 한층 더 고조되면서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원유수급 문제 등을 고려해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미국의 파병 요청에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를 결정하는 등 사실상 독자 파병을 하기로 한 것은 미국은 물론 이란과의 관계까지 고려한 절충안으로 분석된다. 자칫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악화 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방위하면서 양국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현지 군사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관계자가 “최근 미국-이란 분쟁 등 중동지역 긴장고조가 장기화되고 있고 우리 국민과 선박 안전, 안정적 원유 수급 등과 관련해 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었다”며 “정부는 현 상황을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과거에도 피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재외국민의 보호를 위해 정부가 유사시 상황으로 정책적 판단을 통해서 청해부대의 작전 지역을 변경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번 파병 결정과 관련해 그간 미국, 이란과도 외교적 경로를 통해 사전 협의를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미국, 이란과 사전에 협의했고 우리 입장을 설명했다”며 “미국은 한국의 결정에 환영하고 기대한다는 수준의 반응이었다. 이란도 우리 결정을 이해한다는 정도의 기본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정부는 중동 상황이 안정될 경우 작전지역 확대 방침이 다시 변경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작전을 언제까지 하겠다는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한시적 확대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철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7일 부산 해군작전사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4천 400t급)은 이날 오후 5시30분 오만 무스카트항에서 임무를 교대한다. 왕건함은 호르무즈 해협 일대로 작전구역을 넓혀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왕건함은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명으로 구성됐다. 기존 청해부대 전력에 대잠수함 무기체계를 추가로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해부대가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형태는 일본과 같은 방식이다. 일본은 호위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 1척과 P-3C 초계기 1대(병력 260여명 규모)를 중동 해역에 파견하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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