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경기전망 19분기 연속 부정적. (출처: 연합뉴스)
유통업 경기전망 19분기 연속 부정적. (출처: 연합뉴스)

경기전망지수(RBSI) ‘88’

19분기 연속 기준치 밑돌아

온·오프라인 온도차 보여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체감경기가 지난 분기에 이어 하락세를 유지했다. 기준치(100)에 못 미치는 수치가 19분기 연속 이어지며 소매유통업의 성장 정체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소매유통업체 1000개사를 대상으로 ‘2020년 1분기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한 88로 집계됐다.

소매유통업 RBSI가 기준치 100을 넘으면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이 많고, 100을 미달하면 불황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RBSI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매유통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소비자의 구매력”이라며 “한국경제의 저성장세가 계속되면서 소비부진 흐름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 쇼핑 등 온라인·홈쇼핑(105)만 유일하게 기준치를 넘었다. 백화점(93), 대형마트(80), 편의점(75)은 전분기 보다 하락했고, 슈퍼마켓(75)은 지난 분기 수준의 부진을 전망했다.

특히 백화점의 낙폭이 가장 컸다. 백화점 업계의 1분기 전망은 93으로 지난해 4분기 103에서 10포인트 하락했다. 올겨울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에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패션 분야 약세가 두드러졌다는 게 상의의 설명이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도 각각 전분기보다 1포인트, 3포인트씩 하락해 80, 75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는 전자상거래 확대와 1인 가구 증가로 고전하고 있으며, 편의점 역시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겨울철 비수기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온라인쇼핑과 홈쇼핑은 전분기와 같은 105를 기록해 40분기 연속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쇼핑 누적 거래액은 11월 기준 121조원을 돌파해 2018년 연간 기록을 넘어섰다.

소매유통업 1분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37%)’이라는 전망이 ‘호전될 것(8.9%)’ 이라는 전망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유통업체들은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소비심리 위축(56.7%)’ ‘비용 상승(22.7%)’ ‘업태 간 경쟁 심화(14.9%)’ ‘정부 규제(3.5%)’ ‘상품가격 상승(1.1%)’을 꼽았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유통업계 전반적인 어려움은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경제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며 “소비자가 지갑을 열게 하려면 경제회복과 함께 유통업계 규제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