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사 협상이 타결된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교통공사 노조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서울지하철 노사 협상이 타결된 16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본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교통공사 노조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노조, 열차 운전업무 지시거부 유보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파행을 빚을 뻔 했던 서울 지하철 1~8호선이 21일 정상 운행된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사측의 운전시간 원상회복 조치를 수용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오늘 첫차부터 예고한 열차 운전업무 지시 거부를 유보하고, 오전 4시 10분부터 현장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전날 오후 담화문을 통해 “운전시간 조정을 잠정적으로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정균 서울교통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4.7시간으로 12분 (연장) 조정했던 운전시간 변경을 고심 끝에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공사가 4시간 30분에서 4시간 42분으로 운전시간을 변경하자 노조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노동시간 개악이라며 21일부터 부당한 열차 운전업무 지시를 거부하는 합법적 권리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하철 고장으로 출근길 대란(서울=연합뉴스) 21일 오전 지하철 3호선 오금행 열차가 녹번역에서 출입문 고장으로 멈춰서 출근길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지하철 고장으로 출근길 대란(서울=연합뉴스) 21일 오전 지하철 3호선 오금행 열차가 녹번역에서 출입문 고장으로 멈춰서 출근길 시민들이 승강장에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공사는 노조의 행동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며 강대강 충돌을 예고했다. 하지만 24일부터 26일까지 설연휴 기간 시민들이 지하철 이용에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날로 커지면서 부담을 느낀 공사가 결국 12분 연장 운행을 잠정 철회했다.

공사의 발표 이후 노조는 야간총회를 벌였지만 공사가 갑작스레 계획을 중단한 배경에 대해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논의가 길어졌다. 이날 오전 3시까지 이어진 노사 실무교섭에서도 공사 발표의 문서화를 놓고 대립하기도 했다.

긴 논의 끝에 결국 노조가 열차 업무지시 유보를 결정하면서 지하철 파행 위기는 일단락 됐다. 그러나 완전히 타결되진 않았기에 노조와 사측은 이날 공식 실무교섭을 열고 논의를 더 진행할 계획이다.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공사의 승무원 운전시간 원상회복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다시는 공사가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관계법,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위법을 저지르고 직원들에 부당한 업무지시를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어제 노조와 소통 없이 일방적,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은 여전히 노조를 동등한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는, 고압적 태도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며 이는 노사 불신을 조장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설 연휴 지하철 대란은 한고비를 넘겼으나 여전히 휴일근무 등 양 측의 이견이 존재해 안심하긴 이르다. 양 측은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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