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작은손선교회가 처음으로 펴낸 한글표기 치뗌보 성경 ‘사복음서’
사단법인 작은손선교회가 처음으로 펴낸 한글표기 치뗌보 성경 ‘사복음서’

작은손선교회, 피그미 한글교재도 제작
한글체계 표기한 신약 사복음서 발간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인 키 130∼140cm에 불과한 콩고 소수민족 피그미족의 고유 언어 소리음을 한글로 표기한 성경책이 처음으로 출간돼 눈길을 끈다.

개신교인 중심으로 구성된 피그미족 지원 선교단체인 사단법인 ‘작은손 선교회’는 마태·마가·누가·요한복음 신약 사복음서를 피그미족 말인 치뗌보(‘코끼리어’라는 뜻)로 옮겨 다시 한글체계로 번역한 책 1000권을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총 410쪽 분량의 성경 번역본 흰색 겉표지에는 ‘4개 복음서’라는 뜻의 치뗌보어 한글표기 제목과 키가 작은 피그미족 남자가 성경책을 가슴에 안고 기도하는 모습의 사진이 담겨있다. 또 피그미족이 한글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교재 ‘치뗌보 학습서’ 300부도 만들었다.

피그미족 마을에서는 최관신 선교사(63)가 11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최 선교사는 피그미족에게 번역된 성경과 한글교재를 보급하고, 현지 초등학교 교사들을 상대로 한글표기 교육을 할 계획이다.

최 선교사의 설명에 따르면 그가 피그미족과 첫 인연을 한 것은 2010년 아프리카 중앙평원에서 살다가 유목민들에게 숲속으로 쫓겨 수렵 채취 생활을 하면서 멸종위기에 몰린 피그미족을 돕기로 결심했다.

극도의 피해의식과 적대감으로 경계심을 늦추지 않던 이들과 같이 먹고 자고 하면서 어렵게 소통을 하게 된 최 선교사는 교회와 학교를 짓기로 하고 전북 전주 교회와 병원 등으로부터 후원받아 피그미족 돕기에 본격 나섰다.

최 선교사의 한글 교육도 2015년 서울과 전주에서 열린 ‘한국 아프리카 문화교류·피그미족 돕기’ 자선공연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처음 찾은 피그미족 공주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피그미족 공주가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표기문자로 채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문자가 없는 우리에게도 한글문자를 만들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고 한다.

최 선교사는 당시 전주대 국어교육과 교수였던 국립국어원장 소강춘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으며, 이후 소 원장 주도아래 치뗌보의 한글 표기 체계가 완성됐다. 최 선교사와 소 원장 등은 4년여 동안의 작업 끝에 치뗌보 성경 번역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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