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창 한국음식봉사단 단장

우리 한국음식봉사단은 2~3개월 전부터 현지 고아원에 선물할 물품(학용품, 식품, 옷 등)과 2008년 엄청난 피해를 입은 쓰나미 지역에 전달할 쌀 모금을 시작하고, 현지 고아 청소년들에게 먹일 메뉴를 작성하는 등 하나하나 준비하며 바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현지에 연락해 쌀 2000포와 쌀을 나눠줄 트럭도 준비하고 배분할 지역을 선정해 달라고 미리 부탁해 놓은 상태였다.

그렇게 준비하여 출발한 박용배 부단장, 이계경 이사, 박정주 이사, 이용구 국장, 함정숙, 정숙자, 성윤자 회원은 가족과 함께 할 설 명절을 반납하고 이번으로 4차 봉사활동인 미얀마 고아원 4곳을 한데 모아 어린이, 청소년 100여 명분의 한식을 해주었다.

첫째 날은 해물국수, 돼지고기찜을 메뉴로 정했고, 둘째 날은 닭고기찜, 돈가스를 해주고 정숙자 회원님은 그들이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아이스크림을 간식으로 먹였으며 함정숙 회원과 성윤자 회원님은 쥐포와 사탕을 먹이기도 했다.

쓰나미 지역에 10㎏짜리 쌀 2000포를 나주어 줄 때는 그야말로 6.25사변 당시보다도 못한 트럭으로 수렁에 빠지는 등 어려움을 겪으며 7~8군데를 현지인들과 한국음식봉사단원 8명이 함께 트럭 두 대로 쌀을 나눠주었다.

미리 쌀을 나눠준다고 알려주었다고는 하지만 트럭소리를 듣고 움막보다도 못한 곳에서 어디서 그렇게 사람들이 몰려드는지 놀라기도 했다.

쌀을 나눠주는 도중에 어린이들에게는 아이스크림 비슷한 냉동된 얼음주머니를 자전거에 싣고 판매하는 상인에게 전부 사서 먹이기도 했고 부모가 안고 있는 아주 어린 아이들에게는 미얀마 화폐 Kyat(짯)인 10짯짜리를 주기도 했다.

왜 이렇게 세상은 너무 불공평한 것인지 답답함을 느끼며 몇 군데의 집안을 살펴보았는데 식사를 준비하는지 시커먼 냄비에 쌀만 끓이고 있을 뿐이고 어떻게 살아가는지 기본적인 도구나 침구류 등은 아무 것도 없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마음속으로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닦곤 했었다.
물도 없고, 전기도 없고 정말이지 원시시대를 보는 것만 같았다.

미얀마 봉사활동을 가기 직전에 인천 판자촌 봉사활동을 다녀왔을 당시에도 눈물을 흘리며 마음아파 했는데 미얀마 그곳의 상황은 어떻게 말로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했다.

그곳의 사람들은 순박해 내가 웃으면 그들도 똑같이 웃어주고, 손을 흔들면 틀림없이 답을 주는 영혼이 아주 맑은 사람들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면서 많이 가지려고만 했던 내 자신을 돌아보며 너무 부끄럽게 느껴지기만 했다.

아무튼 이번 명절은 갈 때마다 느끼지만 후회없는 보람찬 시간이었다.

앞으로 이런 일을 계속할 수 있게끔 도와달라고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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