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마스크를 낀 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을 관람 중이다.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 테니스 선수권 대회'가 산불로 인해 예선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출처: 뉴시스)

한 시민이 마스크를 낀 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을 관람 중이다. 세계 4대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 테니스 선수권 대회'가 산불로 인해 예선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5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호주 산불 재앙으로 15일(현지시간)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호주오픈에도 비상이 걸렸다.

산불의 여파로 대기 질이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호흡 곤란을 일으킨 일부 선수가 경기를 기권하고 있으며, 조직위에서도 선수들의 경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BBC에 따르면 최근 이틀째를 맞은 예선 경기에서 호흡기 관련 통증을 호소한 선수는 벌써 3명에 이른다. 슬로베니아의 달리아 야쿠포비치(180위) 선수가 호주오픈 여자단식 예선 경기 2세트 도중 게임을 포기했다.

야쿠포비치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두통과 호흡 곤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경기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매우 위험하다”고 전했다.

마리아 샤라포바도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이벤트 대회인 쿠용 클래식에 출전했지만 2세트 5-5 상황에서 경기를 멈췄다. 샤라포바는 “경기를 그만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상대 선수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어제 대화를 나눈 선수들은 모두 두통을 겪었다”며 “가슴 통증이 있었고 호흡에 문제가 있었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야쿠포비치는 “선수 모두 매우 화가 난 상태”라며 “주최 측에 매우 실망했다. 주최 측은 선수들의 건강을 챙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호주 오픈 예선전은 선수들이 폐부를 찌르는 듯한 고통을 느낀다고 호소하며 기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호주오픈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면 1회전에서 바로 탈락해도 9만호주달러(약 7000만원)를 받지만, 선수들은 도저히 뛸 수 없다며 경기를 포기하고 있다.

이번 호주 산불로 지금까지 남한 면적에 해당하는 1천만 헥타르, 10만㎢의 면적이 불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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