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처별 업무보고 첫 주자는 과기부와 정통부였다. 총선도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라 문재인 정부의 남은 임기 동안의 역점 사업 방향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과기부와 정통부 업무보고를 받으며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를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분야에서 찾아 확실한 변화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인공지능(AI) 1등 국가를 언급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서 AI 기술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는 미래 먹거리를 누가 거머쥐느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간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갖고도 각종 규제에 막혀 AI 기술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놀라운 속도로 AI기술을 발전시켰다. 중국의 너무 빠른 AI 발전이 미국의 자존심을 건드려 미중 무역의 발단이 됐을 정도다.

AI가 미래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두려움과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세기적 사건은 이세돌과 AI알파고와의 첫 바둑 대결이었다. 인간이 우세할 것이라는 모두의 예견을 뒤집고, 이세돌은 겨우 한판을 이겼다. 지구촌 전체가 AI를 다시 보게 한 사건이었다.

문 대통령은 “인공지능 일등국가의 열쇠는 결국 사람”이라며 “전문 인재 양성과 핵심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의 혜택을 고루 안전하게 누릴 수 있도록 교육과 함께 인공지능 윤리에도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두의 바람처럼 과학기술 정보통신 분야에서 빠르게 긍정적 변화가 올지는 미지수다. 친기업 성향보다 친노조 성향이 강한 정부성향도 부담이다. 또 과학정보 통신이 발달하면 당연히 스마트공장의 급증으로 노동력이 준다. 이 또한 일자리 정부의 정책과 배치된다.

아무쪼록 이런 모든 우려는 그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인공지능 1등 국가로 나아가려면 기반시설 구축은 물론 인공지능 발전을 막는 각종 규제부터 현실화 시켜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누구나 인공지능의 혜택을 누리는 대한민국’을 수년 내 현실로 마주하게 되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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