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
원행 “총선,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길 기대”
김정숙 “합심해 상생하는 세상 만들어가자”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불교 30개 종단(종파) 협의체인 한국불교종단협의회(종단협, 회장 원행스님)가 16일 최근 북미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진 것을 우려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해 모두 한마음으로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종단협은 이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기 2564(2020)년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를 봉행했다.

법회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문덕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회성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스님 등이 참석했으며 정부 부처 관계자로는 김용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국회 불자모임 정각회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청와대 불자모임 청불회장인 김조원 민정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등이 자리했다. 특히 지난해에 이어 김정숙 여사가 함께했다.

먼저 원행스님은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지길 기대한다”며 “특히 일부 종교인들의 정치 참여는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정교분리라는 헌법정신에 따라 종교인의 본분사를 지키고 사회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행스님은 “공명선거와 선거중립 등을 통해 사회통합과 민주주의를 신장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활동에 역할이 있다면 불교계도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부대중(스님과 재가불자)에게는 “불교계는 동아시아 공동선을 실천하기 위해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와 한일불교교류대회 등 중요한 국제행사를 한국에서 봉행하게 됐다”고 전하면서 “올해 한국불교는 지속적으로 전통문화의 올바른 전승을 위해 정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종단협 차석부회장 회성 정사는 “올해는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두 차레 걸친 북미정산회담 이후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다. 대화의 동력을 살려 한반도의 평화를 견인할 수 있도록 우리부터 정신의 고삐를 다잡자”고 독려했다. 또 “부처님께서는 직심이 곧 정토라고 했다. 국민의 마음이 바로 직심”이라며 “모두 직심을 일으켜 정치의 무질서, 경제의 불공정, 사회의 무자비 등 정도를 벗어난 시대적 불균형을 해소하자”고 말했다.

종단협 수석부회장 문덕스님은 “평화의 정착으로 인류가 평온하도록 무량가피를 드리워 주시고, 갈등과 반목의 경계가 무너져 사회의 부조리와 전쟁의 공표가 모두 사라지도록 무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염원했다.

김정숙 여사는 “강원도의 오래된 한 사찰 현판에 ‘설청구민(說聽俱泯)’이라는 네 글자가 적혀 있는데, 이는 서로를 향해 마음의 귀를 열 때 너와 내가 하나 될 수 있다는 가르침이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경계가 모두 지워지는 그곳에는 갈등도 대립도 없다”고 설명하며 “불교의 인드라망은 오늘의 우리에게 공존과 상생의 가르침을 준다. 우리 모두 합심한다면 상생하는 세상으로 가는 길은 멀지 않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강창일 국회정각회장은 입법부를 대표해 “부처님이 중생에게 가르친 것은 자비심과 중도, 그리고 화쟁이다. 하지만 이런 가르침이 가장 절실한 국회는 정작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국회의원으로서 죄송한 마음”이라며 “차이와 다름을 넘어 존중하고 이해하며 화합 이루는 것은 국회에서 반드시 실천돼야 할 덕목이다. 정치개혁, 국회개혁을 위해 다음 선거에 나서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법회에서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청년포교 활성화를 위해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에 장학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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