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생의 교단일기] 수행평가 학교 내에서만 실시하고 봉사활동 축소해야
[최선생의 교단일기] 수행평가 학교 내에서만 실시하고 봉사활동 축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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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용 칼럼니스트 

 

교육부가 ‘학교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지침(훈령)’ 일부 개정안을 행정예고 했다. 중고등학교에서의 수행평가의 정의를 ‘교과 수업시간에 담당교사가 학습자들의 과제와 수행 과정 및 결과를 직접 관찰하고 그 결과를 전문적으로 판단하는 평가 방법’으로 규정했다. 평가 운영 방법에는 ‘정규교육과정 외에 학생이 수행한 결과물에 대해 점수를 부여하는 과제형 수행평가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추가했다. 즉 ‘부모 숙제’로 불리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없애 학생들의 방과 후 학습 부담을 감소시키고, 학부모나 사교육업체가 과제를 대신해주는 불공정함을 없애 달라는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를 반영한 조치다.

고등학교는 ‘학생부에는 교사가 직접 관찰·평가한 내용을 근거로 자료를 입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신설해 학생부 대필을 금지하고 학생부의 ‘세특’에 대해서는 ‘모든 학생에 대해 입력하되 세부사항은 교육부 장관이 별도로 정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세특을 모든 학생에 기재하라는 것은 교육현장을 1도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세특은 교과 교사가 입력하는데 국영수 과목을 제외한 2단위 수업의 경우 보통 9개 학급을 수업하니 세특을 써야 할 학생이 최소 250여명에 달한다. 교실에 가보면 온종일 잠자는 학생, 아무 의욕 없이 수업시간 내내 딴짓하는 학생, “0점 주세요”라며 수행평가 과제를 제출하지 않는 학생 등 다양하다. 이런 학생에게 마저 세특을 쓰라는 의무 조항으로 교사의 잡무가 폭증하는 셈이다.

학생의 특징을 사실대로 쓰면 학생부를 마음대로 볼 수 있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교장·교감도 학생의 부정적인 행동을 묘사하는 글을 쓰지 말라고 한다. 결국 없는 사실을 지어내어 세특을 쓸 수밖에 없으므로 교사에게 거짓 생기부를 강요하는 것과 같다. 교사가 세특을 제대로 쓰게 하려면 학부모 민원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부터 마련하고 쓸 게 없는 학생은 쓰지 않도록 해야 제대로 된 학생부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렇게 거짓으로 작성된 생기부를 대학입시 전형자료로 활용하는 학종 제도 자체가 넌센스다. 

현재 학생부 기재방식은 학생들이 1년간 활동한 내역을 스스로 초안을 작성해서 오면 교사가 학교 활동과 대조 후 첨삭하는 방식으로 한다. ‘대필을 금지한다’는 조항은 오로지 교사의 주관적인 작성만 허용된다. 이러면 빠지는 사항이 더 많아 오히려 부정확하다. 교사가 수업하며 학급 학생 30여명의 활동을 일일이 기록해 학생부로 입맛에 맞게 옮기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교육정책을 입안하기 전에 최소한 현장 교사들의 의견은 수렴하는 절차를 거치면 이런 조항을 만들지는 않는다.

그나마 수행평가를 학교 내에서만 하도록 명시한 내용은 과도한 수행평가 경쟁을 막아 아이들의 학습 부담을 완화 시키는 대책이다. 미술 과목의 그리기 수행평가를 완성될 때까지 학교에 보관하며 학생이 완성토록 하는 경우는 가장 바람직한 수행평가의 사례다. 반면에 컴퓨터와 관련 없는 과목에서 동영상 편집이나 UCC를 수행평가로 내고, 가정시간에 자수를 집에 가서 해오라는 경우는 바람직하지 못한 수행평가다.

학생, 학부모가 가장 불만인 모둠 수행평가나 조별 발표도 지양해야 한다. 조별 발표의 경우 PPT 등의 발표자료 준비를 상위권 일부 아이들이 주도해야 해 시간을 많이 뺏긴다. 어떤 조를 만나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지고, 모둠 평가에 협조하지 않아도 점수를 같게 주는 것은 결코 교육적이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 교사들도 수행평가 축소를 원하지만, 교육청 지침은 수행평가 비중을 계속 올리라고 한다. 교육정책이 교사, 학생, 학부모의 요구와 반대로만 간다.

수행평가 못지않게 부작용이 심각한 것이 봉사활동이다. 부모가 봉사활동 할 장소를 섭외하고, 봉사활동 장소까지 픽업해주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본다. 학교 수업 받고, 학원까지 다니면서 주말이나 방학에는 생기부 탓에 봉사활동 시간을 늘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봉사활동 시간에 제한을 두어 경쟁을 줄여야 한다. 고위층 자녀의 경우 일반 학생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해외의료 봉사활동까지 한다. 봉사활동도 학교에서 주관하는 봉사활동으로 한정해 봉사의 의미만 깨닫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무리가 없다. 책임감 없고, 참을성 없고, 부모에 의존해 사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과제나 수행평가를 대신 해주는 길이 가장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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