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본회의서 찬성 164표로 임명동의안 통과
대기업 근무·산업자원부 장관 강조하며 역할 기대
오후 4시 30분 취임식 갖고 본격적인 업무 시작
문 대통령, 이날 저녁 전·현직 총리와 만찬 진행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정세균 국무총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재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무총리인 정 총리는 이날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종료된 직후 “문 대통령이 조금 전 정 총리 임명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 총리의 임기는 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14일 0시부터 시작됐다.
앞서 정 총리의 임명동의안은 전날(13일) 오후 본회의에서 재석 278명, 찬성 164명, 반대 109명, 기권 1명, 무효 4명으로 국회 문턱을 넘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청와대 본관에서 정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 했다. 문 대통령과 정 총리는 임명장 수여식을 마친 뒤 자리를 이동해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국회의장을 역임하셨기 때문에 당연히 삼권분립을 침해한다든지 무시한다든지 정치적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런 공격이 당연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총리님으로 모시게 된 것은 지금 우리의 정치 상황 속에서 총리만 한 적임자가 없고, 제가 총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가치가 삼권분립 논란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정 총리의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우리 정치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너무 심하고, 국민들이 볼 때는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정치가 국민들을 통합시키고 단결시켜주는 구심으로 역할을 해줘야 하고 그러려면 국회가 다투면서도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데 지금 국회는 오히려 막무가내로 싸우기만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히려 국민 분열을 증폭시키는 역기능만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정 총리가 6선의 국회의원이고 국회의장 출신임을 강조하며 협치를 거듭 부탁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정치에서 다시 대화하고, 타협하고, 소통하는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국회·야당과도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서로 협력하는 정치, 타협해 나가는 정치를 이루는 데 가장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실은 대통령도 그런 문제에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 저에게는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총리의 역할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총리는 국회에서 백봉신사상을 최다 수상한 분이고, 그런 만큼 아주 온화하고 신사다운, 여야 모두로부터 인정받고 있는 분”이라며 “통합의 정치, 협치 이런 부분을 꼭 이끌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정 총리가 실물경제 출신으로서 산업부 장관도 역임한 것을 강조하며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쌍용그룹) 근무와 산업자원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경제에 대한 식견이나 경륜도 아주 높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물론 경제에서는 홍남기 부총리가 든든하게 사령탑으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점점 희망을 보여주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총리도 경제인과 더 많이 소통하면서 측면에서 많이 지원해주고 내각을 잘 이끌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총리인 정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이날 이낙연 전 총리와 정세균 총리와 저녁 만찬을 할 예정인 것으로도 전해졌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환송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저녁은 청와대로 가야 한다”며 “전·현직 총리를 동시에 부르셨다. 석별과 환영을 겸한 저녁이 있을 것 같다”고 문 대통령과의 만찬 사실을 공개했다.
이번 만찬은 그동안 이 전 총리의 노고를 격려하는 한편 후반기 내각 운영을 맡게 된 정 총리를 환영하는 취지에서 마련된 자리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