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3일(현지시간) 열린 리비아 휴전 협정 서명 협상 모습. (출처: 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13일(현지시간) 열린 리비아 휴전 협정 서명 협상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리비아 내전 당사자들이 러시아와 터키의 중재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휴전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마무리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부 반군인 리비아국민군(LNA) 대표단은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무부 영빈관에서 리비아통합정부(GNA) 대표단과 6시간 이상 협상을 벌였으나,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리비아로 돌아갔다고 타스통신 등이 14일 전했다.

이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남부에서 교전이 재개된 가운데 LNA 측은 성명에서 “단호하게 승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알하다스 TV가 보도했다.

이날 모스크바 협상은 GNA와 LNA가 지난 11일 러시아와 터키 측에서 제안한 휴전을 합의한 것과 관련 이를 구체화 하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마라톤 회담이 끝나고 GNA 측의 알사라즈 총리와 알미시리 의장은 휴전 협정에 서명했으나 LNA 측의 하프타르 사령관과 살레 의장은 문서 검토를 위해 이튿날 아침까지 시간을 달라고 요구했다가 돌연 귀국했다.

러시아 언론이 자체 확보한 휴전 협정 초안에 따르면 GNA와 LNA 세력이 서로에 대한 모든 전투행위를 중단하고, 12일 자정부터 시작된 휴전 체제를 준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리비아 분쟁의 정치적 해결, 인도주의 문제 해결, 경제 복원 등의 의제를 논의하기 위한 분쟁 당사자들 간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이르면 이달 안에 첫 번째 회의를 연다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와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내전이 시작됐다. 2014년부터는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GNA, 하프타르 사령관의 LNA가 통치하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돼 대립해왔다. 

양측의 대결이 격화되면서 9개월간 2천명 이상이 숨지고 수만명의 난민이 생겼다.

지난 5일에는 GNA를 지지하는 터키가 리비아 파병을 결정하면서 리비아가 외세의 ‘대리전’ 전장이 될 우려도 커지고 있다.

GNA는 유엔이 인정한 리비아의 합법 정부로 이슬람 단체 무슬림형제단에 우호적인 터키와 카타르의 지지를 받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아랍에미리트(UAE) 등은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고 있다. 서방 진영에선 이탈리아가 GNA 쪽을, 프랑스와 러시아는 하프타르 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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