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사령관 제거의 배경을 둘러싸고 ‘임박한 위협’이 실제 존재했는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살해된 솔레이마니. (출처: 뉴시스)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사령관 제거의 배경을 둘러싸고 ‘임박한 위협’이 실제 존재했는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살해된 솔레이마니. (출처: 뉴시스)

‘임박한 위협’ 실재 유무 혼선

트럼프 “여부 중요하지 않아”

“당국자도 위협 있었는지 몰라”

“작년 6월 살해 계획 이미 승인”

[천지일보=이솜 기자] 이란군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제거의 배경을 둘러싸고 ‘임박한 위협’이 실제 존재했는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솔레이마니 제거의 명분으로 ‘임박한 위협’을 들며 그 정당성을 역설해왔으나 민주당 등에서는 임박한 위협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문제를 제기해왔다. 여기에 당국자들까지 의견이 갈리면서 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솔레이마니 제거와 관련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가짜 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에 의한 미래 공격이 임박했던 것인지 아닌지, 그리고 나의 팀이 의견일치를 봤는지 아닌지에 대해 밝히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답은 둘 다 강한 ‘그렇다’이다”라며 “그러나 그의 끔찍한 과거 때문에 그것은 정말로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위협이 먼저 있었다고 거듭 주장하면서도 솔레이마니의 끔찍한 과거 전력으로 볼 때 위협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고 발언하면서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등 반대 진영이 자신에 대한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다는 입장이나, ‘임박한 위협’이 실재하지 않았을 수 있음을 자인하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란에서 이슬람 성직자가 쓰는 터번과 여성이 쓰는 히잡을 각각 머리에 두르고 있는 합성사진과 함께 ‘부패한 민주당이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구출하러 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문구를 적어 조롱한 트윗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솔레이마니 제거 배경에 대한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적대 정책에 대한 질의에 답하라는 하원 외교위의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이날 전했다.

민주당 소속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하루하루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말로 임박한 위협이었는가. 보다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이었는가. 법적 정당성이 있는가. 앞으로의 진로는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방영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이 4곳의 미 대사관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이 12일 인터뷰에서 “4개 대사관 공격계획에 대한 증거는 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등 당국자들이 엇갈린 발언을 내놓으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임박한 위협’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다는 증언은 대사관 경비를 책임지는 국무부 당국자들로부터도 나왔다.

CNN방송은 국무부 당국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 뉴스에서 말하기 전까지 4개 대사관 공격 계획에 관해 모르고 있었다고 두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 고위 당국자는 정부가 임박한 위협을 거론하며 제거 작전을 정당화한 데 대해 “완전히 기습당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NBC 방송은 5명의 전·현직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의 공격으로 미국인이 사망할 경우 솔레이마니를 살해한다는 계획을 작년 6월에 이미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이는 미국인에 대한 이란의 ‘임박한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솔레이마니를 살해했다는 미국 정부의 정당성을 약화할 수 있다고 NBC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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