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7

13~15일 오만 국왕 조문 방문

오만,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해 있어

정 장관, 작년 10월 오만서 청해부대 격려

“이번 방문, 호르무즈 파병과 무관…조문만”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국방부가 14일 정경두 장관이 중동 현지를 방문 중이라고 밝힌 가운데 정 장관의 중동행이 우리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와 관련된 행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중동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인 만큼 정 장관이 현지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지난 3일 미군이 이란의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공습 살해하고 닷새 뒤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으로 맞대응하면서 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졌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재보복이 아닌 ‘제재와 외교’ 옵션을 택하면서 전 세계는 전쟁의 공포에서 한시름 놓게 됐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갈등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해 온 우리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섣부른 파병 결정은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자칫 전쟁의 참화에 휘말리게 될 위험성까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로서는 난항을 겪고 있는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이나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공조 등을 고려하면 미국의 요청을 마냥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침 정 장관이 중동 국가인 오만을 찾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 장관의 중동 방문이 현 정세와 관계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전날 외교부 등에 따르면 정 장관은 13일부터 15일까지 1박3일 일정으로 중동 국가 오만을 방문한다. 정 장관은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오만 국왕 서거에 따른 조문 사절단장 자격이다. 정 장관은 김창규 주오만대사, 국방부 이원익 국제정책관 외 국방부, 외교부 실무자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사절단을 이끈다.

지난 10일 타계한 카부스 국왕은 지난 1970년 국왕에 즉위한 이후 정치적 안정과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목표로 국민을 위한 선정을 베풀어 오만 국민의 존경을 받아왔다.

특히 재임 기간 중에는 우리나라와 가스 도입 장기(25년)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한·오만 관계 강화에도 기여했다.

호르무즈해협 지나는 유조선. (출처: 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지나는 유조선. (출처: 연합뉴스)

오만은 아라비아 반도 남동쪽에 위치한 나라로 최근 논란이 된 호르무즈 해협과 맞닿아 있다. 또한 오만은 우리 해군 청해부대가 파견돼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과도 멀지 않다. 정 장관이 이번 방문 기간 중 청해부대와 어떤 형태로든 접촉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 정 장관이 지난해 10월 오만을 방문했을 당시 오만 무스카트항에 정박한 청해부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에 힘이 실린다.

다만 국방부는 이를 적극 부인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관련 사안에 대한 본지의 질의에 “이번 방문은 청해부대나 호르무즈 해협과 전혀 상관없다. 조문으로만 간 것이다”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내일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열리고 워싱턴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재개되는 시점에 국방부 장관이 자리를 비우는 것에 맞느냐’는 질문에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른 것”이라며 “통상 외교부 장관이 조문을 가는데 미국에서 회담이 있고 국무총리도 이·취임식이 있다. 누가 가느냐를 따졌을 때 (국방부) 장관이 갈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청해부대 강감찬함 (출처: 연합뉴스) 2019.11.19
청해부대 강감찬함 (출처: 연합뉴스) 2019.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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