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 2020.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정육코너 모습. ⓒ천지일보 2020.1.14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가계 소비에서 식자재 구매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4일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1∼3분기 가계의 명목 국내 소비지출액(656조 86억원) 가운데 11.42%(74조 8956억원)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를 사는 데 쓰였다. 1∼3분기 기준으로 2014년(11.39%) 이후 가장 낮다.

소비에서 식자재 구입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4년 11.39%를 나타낸 후 2017년 11.55%까지 올랐다. 그 해에는 여름철 폭우, 폭염에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더해지며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7%까지 뛴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후 2018년 11.53%로 소폭 하락하더니 지난해에는 더 떨어졌다.

이는 가계 소비가 전체적으로 늘어났다기보다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집밥 대신 외식이나 배달을 선호하는 문화가 커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계가 돈을 얼마나 썼는지를 보여주는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은 지난해 1∼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은 2015년 1∼3분기(2.10%) 이후 가장 낮았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역대 최저인 0.05%까지 낮아지면서 이 분야에 대한 가계의 지출액도 1.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대로 외식이나 배달 등이 포함된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 지출액은 68조 57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8% 늘었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인 가구가 늘며 집에서 요리해 먹기보다 외식이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들이 늘었다”며 “대형마트에 가서 식료품을 사더라도 간편 조리식품을 소량으로 사는 경향도 강해졌다”고 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통해 “39세 이하 가구주에서 식재료 등 식료품 구입 비용은 감소하고 외식 등 음식·숙박 지출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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