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인사와 재정의 공정한 운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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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국가경영의 요체는 사람과 돈을 적재적소에 적기에 적절하고 적확하게 활용하는 데 있다고 본다. 결국 인사와 재정운용에서 정도를 걸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첫째, 재정운용에 관한 것인데, 올 해 나라의 살림은 512조원의 팽창예산이다. 이 중 보건‧복지‧고용분야에 180조 5천억원이 투입된다. 전년대비 19조 5천억원이 증액됐다. 저출산‧고령화 추세가 가파르고, 취업난에 경기불황이 가중되면서 정부의 지원예산도 대폭 늘었다. 이 많은 돈은 결국 국민의 세금부담과 연결된다. 경제가 안 좋으니 기업이고 개인이고 담세능력은 한계에 다다르고, 결국은 국가가 빚을 내서 살림을 꾸려 갈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니 딱하고 딱하다. 국가가 국채를 발행하는 등의 응급처방은 그렇게 아니라도 국가채무가 산더미인 상태에서 결국은 차세대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는 꼴이 된다.

따라서 국가예산을 가장 많이 쓰는 고용‧복지분야의 지출은 국가의 장래와 재정운영의 공정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랏돈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식으로 마구 퍼주기식 지출은 국가의 파멸을 초래하므로 적재적소에 적절‧적확하게 쓰이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만에 하나 인기영합식의 포퓰리즘에 편승하거나 특히 선거와 관련해 표 구걸을 하는 식의 맹랑한 지출은 독약이므로 극히 삼가야 한다.

둘째, 인사의 적정성‧공정성에 관한 아쉬움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의미는 인사가 모든 것의 기본이라는 뜻이다. 인사는 대원칙에 따라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 어떤 직역의 인사에서도 큰 원칙을 벗어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특히 국가경영을 위한 인사에서는 특정 이익집단이나 사적 단체의 인사와는 다른 대원칙이 있다. 국민중심의 인사이어야 한다. 그 의미는 헌법정신에 반하는 인사는 하지 말라는 뜻이다.

특히 삼권분립정신에 반하는 인사는 안 된다. 사법부의 독립은 인사와 재정의 독립에서 시작되는데 사법부나 준사법기관에 대한 권력예속적 인사는 헌법정신에 반한다. 국민주권주의의 큰 테두리를 벗어나는 인사는 잘못된 인사이다. 우리나라는 순수한 대통령중심제는 아니나 의원내각제이기보다는 대통령중심제적 성격이 강하다. 인사도 가급적 대통령제의 제도적 원리에 따르는 것이 순리이다. 국무회의 석상에 현직 국회의원이 여러 명 앉아서 국사를 논하는 모습은 썩 좋은 장면은 아니다. 정부를 감시할 국회의원이 정부의 집행기관의 장을 맡아서 국회에서 답변하고, 또 상정된 안건에 대해 표결을 하면 국회의원석으로 옮겨가서 표결에 참여하는 것은 대통령제하의 통례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인사권은 거의 통제받지 않은 제왕적 권한을 행사하는데, 이것은 권력분립정신에 반한다. 특히 법원이나 검찰의 인사권 행사에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행정부처로 분류되지만 준사법기관인 검찰인사를 행정부 인사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적 작동으로 아전인수식 인사를 해 버리면 사법부의 독립은 물 건너가 버린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실질적 독립의 요체는 인사의 독립이다.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을 지명하는 것은 삼권분립정신에 심히 반한다. 비록 대통령의 인사권을 견제하는 장치로서의 국회의 동의를 요하는 요식절차가 있긴 하나 이것은 형식에 불과하다. 이전의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원인은 권력을 잡은 정권이 정략적 차원에서 검찰을 흔들어서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방해한 탓이 크므로 궁극적으로는 권력이 나쁜 검찰을 만든 면이 없지 않다.

이제 검찰의 독립을 보장하고 검찰을 자유케 하는 권력자 또는 권력을 쥔 정파의 대오각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검찰개혁의 시작은 검찰의 독립에서 출발해야 한다. 인사는 만사다. 정부 인사도 권력의 편만이 아닌 천하의 인재를 구하는 국민통합적 인사를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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