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출처: 뉴시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호주 스콧 모리슨 총리가 산불 사태에 대한 정부의 부족한 대응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12일 모리슨 총리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현장에서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었던 것 같다”라며 책임을 통감하고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우린 굉장히 민감하고 감정적인 상황에 있다”며 소방원들이 겪는 부담감을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정부가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재난재해 구호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산불 사태와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후변화에 정부 대응이 부족하다는 비난을 계속 받아왔다.

최근 모리슨 총리가 극심한 피해에 시달리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하자, 주민들은 “당신은 바보다. 자리에서 물러나라”며 무책임을 비난하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현재 호주는 서울 면적의 100배를 태운 최악의 호주 산불로 호주의 상징 코알라와 캥거루가 멸종 위기에 놓였다.

BBC에 따르면 6개월 째 계속되는 산불로 전체 코알라 7만 5천여마리 중 45%가 떼죽음을 당했다. 생태학자들은 코알라가 ‘기능상 멸종’ 상태가 됐다고 보고 있다.

모리슨 총리의 무관심한 대응은 전직 총리 토니 애벗의 행동과 크게 비교되고 있다.

최근 호주 매체 뉴스닷컴은 애벗 전 총리가 산불 사태를 위해 소방 활동을 해오면서 찬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공개된 영상 속에는 애벗 전 총리가 호흡 장비를 착용하고 불타고 있는 집으로 뛰어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방송은 그와 소방대원들이 45도에 달하는 극한 환경 속에서도 산불피해 현장에서 구조활동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산불화재 상황 속에서 하와이로 가족과 휴가를 떠났던 현직 총리와는 비교되는 모습이다.

뉴사우스웨일스 소방당국은 벌써 세 번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지금까지 24명이 목숨을 잃었고 가옥 2천여 채가 파괴됐으며 야생동물 5억 마리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하늘은 곳곳이 핏빛으로 물들었고 1600㎞ 떨어진 뉴질랜드 하늘도 희뿌연 연기로 뒤덮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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