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한국당, 추미애 법무부장관 인사 반발로 불참

민주당, 4+1 협의체 가동해 법안 통과 강행

재윤이법·데이터 3법·군인사법 등 법안 통과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회는 9일 청년기본법 등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고 안건을 상정·처리했다. 다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문제 삼으며 불참했다.

당초 이날 본회의는 개의 자체가 불투명했다가 예정된 시간보다 5시간 늦은 오후 7시께 문희상 국회의장이 개의를 선포하며 성사됐다. 이마저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중 신보라 의원만 참석, 재석 의원 151명으로 의결정족수(148명)를 겨우 넘기는 등 ‘반쪽’ 국회였다.

한국당이 불참을 결정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를 재가동하고 ‘재윤이법’을 비롯해 데이터 3법, 연금 3법, 지방이양일괄법안 등 민생법안 198건을 상정·처리했다.

한국당은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풀고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처리하기로 민주당과 합의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한국당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전날 단행한 검찰 고위직 인사를 문제 삼으며 본회의를 다음 날로 연기해 긴급 현안질의를 갖고,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 소집과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본회의 강행 의사를 비쳤다. 한국당이 본회의를 보이콧을 해도 ‘4+1’ 협의체가 가동하면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상정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상정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본회의의 문을 연 문 의장은 먼저 임시회 회기를 10일까지로 변경한 ‘회기 결정의 건’을 회의에 부쳐 가결했다. 이후 데이터 3법, 연금 3법, 청년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한 청년기본법(신보라 의원 대표발의), 재윤이법 등을 처리했다. 회기 결정 안건을 먼저 처리한 것은 13일 새 임시국회 본회의를 열어 필리버스터를 걸 수 없는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재윤이법은 환자 사망이나 영구적 결손 등 중대의료사고 발생 시 의료기관이 보건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2017년 11월 29일 고열을 앓던 5살 환자 김재윤 군이 영남대병원에서 골수검사를 받던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고, 병원이 사고를 보건복지부에 보고하지 않자, 유족이 직접 복지부 ‘환자안전보고 학습시스템’에 상황을 보고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이날 산업계의 숙원인 데이터 3법도 정의당이 반대의견을 내긴했지만,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은 특정 개인을 식별할 수 없도록 처리한 가명 정보를 본인의 동의 없이 통계 작성, 연구 등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또한 개인정보의 오남용·유출을 감독할 기구를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 일원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은 상업적 통계 작성, 연구, 공익적 기록 보존 등을 위해 가명 정보를 신용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이용하거나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개인정보 관련 내용을 모두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아울러 군대의 영창제도도 사라진다. 국회는 본회의에서 병에 대한 징계처분 중 영창을 폐지하고, 그 대신 군기교육, 감봉, 견책을 도입하는 내용의 ‘군인사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군에서의 영창처분은 영장 없이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어 위헌성 논란이 있었다. 개정안은 영창을 폐지하고 ▲군인 정신과 복무 태도 등에 관해 훈련하는 군기교육 ▲보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하는 감봉 ▲비행 또는 과오에 대해 훈계하는 견책을 도입하는 등 징계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수소경제육성법, 소상공인기본법, 자동차리콜법, 체육인성폭력 방지법, DNA법, 가축전염병예방법, 해사안전법, 기초연금법 개정안, 장애인연금법 개정안, DNA 법 개정안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후 문 의장은 검경수사권 조정법안 중 하나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본회의를 정회했다. 이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던 한국당은 전날 단행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 반발하면서 본회의에 불참했기에 문 의장은 법안 상정과 함께 필리버스터를 종결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상정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4회 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상정 안건을 가결하고 있다.ⓒ천지일보 20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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