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경소위원회 통과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경소위원회 통과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3

 

 

무난한 통과 예상됐지만 법사위서 계류

당초 원안보다 후퇴한 법안 비판도 받아

피해 구제 범위 증가에 유의미한 성과

민주당·한국당·정의당 등 여야 ‘한 목소리’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9일 여야가 한목소리로 통과를 촉구한 ‘가습기살균제특별법 개정안’을 계류시켜 본회의 상정과 처리가 불발됐다.

앞서 환노위는 지난해 12월 16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5명이 대표발의한 법안들을 병합·심의해 통과시켰다. 당초 원안에서도 많이 후퇴한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여야 합의로 채택된 법안이라 무난한 통과가 예상됐지만 법사위의 문턱을 넘지 못한 것이다.

개정안에는 ▲가습기살균제 건강피해에 대한 포괄적 정의 ▲구제 및 지원대책으로 ‘국가책무’ 추가 ▲입증책임 완화 ▲재심사전문위원회 설치 ▲소멸시효에 대한 특례기간 연장(5년에서 10년) ▲추모사업에 대한 예산지원 등 2017년 제정된 기존 특별법의 맹점을 상당 부분 보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 기업이 피해를 입증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아울러 법원이 기업에 자료제출을 명령하는 ‘증거 개시 명령제’도 도입된다. 이는 기업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은폐하면 피해자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제도다.

특정 질환 환자만 피해자로 인정하고, 피해자를 두 종류로 분류해 일부만 보상하던 기존 법과 달리 모든 단계 피해자를 구제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 집단소송 권리를 보장하는 규정이 빠지는 등 환노위 심사 과정에서 일부 후퇴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피해 구제 범위를 유의미하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법사위는 다음 전체회의에서 법안을 재 논의할 예정이지만, 20대 국회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본회의가 될 수도 있다. 이로 인해 법안이 21대 국회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20대 국회가 마무리되고 있는데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법률 개정을 미뤄지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의 간절함을 국회는 외면하지 말고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등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 국회 상정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모임 등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어 가습기살균제 특별법 개정안 국회 상정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이날 민주당 전현희 의원도 정책조정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다섯 차례 이상의 기자회견을 연속적으로 가졌다”며 “이번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을 통과시켜 달라는 간절한 호소를 드린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 물론 기업이 1차적인 잘못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독성 물질을 시중에 유포하게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에도 잘못이 있다”며 “이제는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이분들의 피해를 구제해주고 더 이상 고통 속에서 돌아가시지 않게 피해자들을 챙겨야 하는 과제가 정치권에 있다”고 20대 국회에서 법안을 마무리 지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전 의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법안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후유증으로 2009년 두 아들과 친형을 잃은 조태웅 ‘나 홀로 소송모임’ 회장은 “독극물에 1,500명이 사망했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다”면서 “이런 대참사 앞에서 국가와 정부, 입법기관이 침묵한다는 것은 간접적 살해행위이다. 우리 좀 살려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전날(9일)에는 자유한국당 정태옥·김현아 의원은 국회에서 피해자 가족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도대체 언제까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눈물을 방치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

정 의원은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로 국회가 파행해 법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가습기 살균제 특별법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경소위원회 통과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과 함께 환경소위원회 통과된 가습기살균제 관련 법안이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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