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부님 이러지 마세요” 쉬쉬하던 아동성추행 실태가 스크린에 ‘신의 은총으로’
[리뷰] “신부님 이러지 마세요” 쉬쉬하던 아동성추행 실태가 스크린에 ‘신의 은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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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영화 '신의 은총으로' 포스터. (제공: 찬란)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사진은 영화 '신의 은총으로' 포스터. (제공: 찬란)

‘충격’ 현재진행형 실화 바탕 제작
신부가 소년들 성적 학대한 이야기


피해자들, 공소시효 앞두고 입열어
‘라 파롤 리베레’ 연대 모임 구성해
아동성학대 침묵한 교회 맞서 투쟁


프레나 신부, 결국 성직 박탈당해
프란치스코 “용서 받지 못할 행위”

“교회는 이 일을 알고 있습니까? 왜 소아성애자인 그가 아직도 아이들과 함께 있는 거죠? 프레나 신부를 당장 파면해야 합니다.”

“대체 왜 케케묵은 일을 파헤치는 겁니까? 30년도 넘었고 이젠 힘없는 늙은이에요.”

“그런 일이 다시는 반복되면 안 되니까요. 진실이 알려지고 정의가 실현돼야 합니다.”

“신의은총으로 이미 공소시효가 지난 일입니다.”

“진실에는 공소시효가 없습니다.”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전 세계가 분노한 현재진행형 충격 실화, 가톨릭 성직자가 벌인 아동 성추문 문제를 다룬 영화 ‘신의 은총으로’가 오는 16일 드디어 한국에서도 개봉된다. 신의 은총으로라는 제목은 사제 베르나르 프레나 신부의 사건을 은폐하려는 바르바랭 추기경의 “신의 은총으로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발언에서 따왔다고 한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교회 관계자들은 모두 실명을 썼고 대사들 역시 당사자들의 증언, 교회와 주고받은 서신에 있는 내용이 활용됐다. 프레나 신부는 1980∼1990년대 프랑스 리옹 교구에 있으면서 보이스카우트 소년 수십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을 받는 성직자다. 프레나 신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피해자들은 성장해 40년간 아동 성학대 사건을 침묵한 교회에 맞서 투쟁한다.

영화는 사건 당사자의 시선에서 진행된다. 폐쇄적인 집단에서 어떻게 진실이 은폐되고, 그 속에서 피해자들이 진실과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담겼다. 후반부로 갈수록 사건의 크기가 커지며, 피해자들의 감정 역시 격화된다. 결국 피해자들은 가톨릭교회에 대한 불신을 넘어 신의 존재 여부에 의문을 품게 된다.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아동성범죄 피해자들, 침묵을 깨다

“함께할게요. 침묵의 사슬을 깨봅시다.” 침묵을 깬 첫 번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알렉상드르다. 성인이 된 그는 공소시효가 지났음에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 프레나 신부를 만나 교회로부터 처벌받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처벌받기를 두려워하는 신부의 모습에 그를 고소하게 되고, 공소시효와 관계있는 추가 피해자들을 찾아다닌다.

“그는 저를 안고 혀를 내밀어 키스하다 제 바지에 손을 넣었어요. 제 성기를 만지고, 자신의 성기도 만지게 했죠. 그를 피해 다녔어요. 그래도 계속 괴롭혔죠.”

알렉상드르의 용기 있는 증언이 피해자들의 마음에 와닿았던 것일까. 프레나 신부에게 성 학대를 당했다는 추가 피해자들이 줄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행동에 나선 두 번째 목소리의 주인공은 프랑수아다. 성학대로 인해 교회와 등진 채 살아가던 프랑수아는 과거 부모님이 사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을 당시 사건이 잘 해결됐다고 여겼다. 그러나 교회가 프레나 신부를 파면시키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사건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한다.

이에 그는 “프레나 신부가 자신에게 키스를 하면서 바지 안에 손을 넣어 엉덩이를 만졌다”며 언론에 폭로하게 된다. 이후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피해자들을 만나 ‘라 파롤 리베레(해방된 목소리)’라는 연대 모임을 결성, 사건을 공론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다.

프랑수아에 이어 용기를 낸 세 번째 목소리의 주인공은 에마뉘엘이다. ‘라 파롤 리베레’가 프레나 신부를 고소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에마뉘엘은 프랑수아에게 사건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는다.

“당시 제 나이 8살, 3년간 현상실 등에서 제 성기를 만지고 강간했어요. 그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한 신부의 성범죄로 수많은 아이의 순결은 짓밟혔고, 신앙은 흔들렸다. 그런데도 피해자들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린 시절 고통스러운 기억과 마주하며 거대기관과 힘든 싸움을 시작한다.

이들은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조차 모욕을 당하고, 성직자가 파렴치한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부정하는 교회와 계속해서 부딪치게 된다. 결국 자신의 관할에서 일어난 이 성추문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필리프 바르바랭 추기경은 사법절차 받을 가능성을 지니게 됐고, 프레나 신부는 2015년에 파문 처분을 받았다.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라 파롤 리베레’의 싸움은 현재진행형

영화는 아직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사건을 담고 있다. 이에 지난 2019년 2월 프랑스에서 개봉 당시 프레나 신부와 피해자보호위원회 레진 메르 위원은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영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영화는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게 됐다. 영화는 프랑스에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바르바랭 신부는 지난해 3월 징역 6개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올해 1월에는 아동 성학대 혐의에 대한 프레나 신부의 형사재판과 바르바랭 신부의 항소심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를 본 프란치스코 교황은 “어린이 성범죄는 삶을 파괴하는 것이며, 어떠한 용서도 받을 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다.

이번 사건으로 쉬쉬하며 제기되는 가톨릭교회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될 것인지, 아니면 또다시 묵살될 것인지 이 영화는 묵직한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40년의 침묵을 깨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선 평범하지만, 위대한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랑수아 오종의 첫 번째 실화 영화다.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인 은곰상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제공: 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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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20-01-09 17:25:27
천주교 상영금지 가처분 내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