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오시난 케르반그룹 회장 “대한민국은 살기 좋고 안전한 나라… 평생 살고 싶어”
[피플&포커스] 오시난 케르반그룹 회장 “대한민국은 살기 좋고 안전한 나라… 평생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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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시난 케르반그룹(48) 회장이 지난 3일 이태원에 있는 GB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시난 케르반그룹(48) 회장이 지난 3일 이태원에 있는 GB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터키 출신 귀화 외국인 사업가

터키 음식점 ‘케르반’ 16곳 운영

운명 바꾼 2002년 한·일 월드컵

“터키 국기 오픈에 큰 감동받아”

작년 11월 ‘GBA’ 초대회장 취임

외국인·韓 기업인 간 ‘교류의 장’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민국은 살기 좋고, 정말 안전한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3년 살다가 다른 나라에 가게 되면 그곳에서 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인보다 더 유창하게 한국어를 구사하고,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귀화 외국인 오시난 케르반그룹(48) 회장은 지난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안전함’을 강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 회장은 “저는 한국에 24년째 살고 있고, 끝까지 한국에서 살고 싶다”면서 “한국 사람들을 존경하고, 대한민국을 정말 사랑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1년에 10개의 새로운 나라를 여행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실제 그가 현재까지 다닌 나라의 수는 54개에 달한다. 요즘은 많이 바빠서 금년 말까지 60개 나라 방문을 목표로 세웠다. 오 회장은 “한국에서 23년간 살았지만,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며 많은 나라를 봤다”며 “이런 나라가 없다. 정말 대한민국을 더 멋지게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 출신 사업가인 그는 1997년 서울대로 유학을 왔다가 귀화하여 현재 수도권에서 터키·지중해 레스토랑 ‘케르반’ 매장 16곳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한국인 약사 아내와 삼남매를 두고 있다. 오 회장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만 해도 몸과 가방 하나, 이스탄불에서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가 준 200불이 전부였다.

◆2002년 월드컵 후 한국에 살기로 결심

하지만 그는 현재 자신에게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준 대한민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크다. 오 회장이 한국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월드컵 조직위원회로부터 운명을 바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48년 만에 터키가 월드컵에 진출했고, 터키 팀의 연락관을 맡아줄 것을 요청받은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은 한·일 공동개최였고, 한국에서 경기를 펼치는 한국 팀을 제외한 15개 나라 축구대표 팀의 통역을 담당할 연락관이 필요했다. 다른 14개 팀의 통역을 담당할 한국인이 모두 배정됐지만, 터키어를 할 줄 아는 한국인이 없었다.

당시 유학생 신분이었던 오 회장에게 엄청난 사건이 일어난 것이었다. 오 회장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정말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행사였다”며 “저는 간단한 통역만 하지 않고 형제국가인 두 나라가 어떻게 하면 더 가까워질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당시 붉은악마는 형제국가인 터키를 열렬히 응원해줬고, 터키 국가대표단은 물론 터키 국민들도 큰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었다고 오 회장은 설명했다.

대한민국과 터키 팀 모두 승승장구해서 운명 같은 한·일 월드컵 3~4위전을 치르게 됐다. 오 회장은 두 팀이 친선전이 아닌 월드컵 3~4위전을 놓고 격돌하게 된 것에 대해 걱정이 컸다고 한다. 우애가 좋은 두 팀이 그 경기로 인해 싸움이라도 일어날까 봐 우려됐다는 것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터키 팀 연락관을 맡은 오시난 케르반그룹 회장이 핸드폰을 들고 당시 대한민국과 터키 3~4위전 경기를 마친 후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터키 팀 연락관을 맡은 오시난 케르반그룹 회장이 핸드폰을 들고 당시 대한민국과 터키 3~4위전 경기를 마친 후 경기장에서 대한민국 국기를 들고 있는 사진을 보이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오 회장은 터키에서 가로 30m, 세로 20m의 초대형 터키 국기를 제작 주문해서 이날 경기장에 대기시켜 놨다. 당시 국기 담당을 친구에게 맡긴 오 회장은 한국 팀이 이기면 오픈하고, 한국이 지면 국기를 갖고 그냥 나가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한국은 자국에서 열린 경기였고, 응원단 모두 한국의 국민인 상황에서 자칫 안 좋은 상황으로 이어질까 하는 우려에서였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붉은악마 대장이 터키의 초대형 국기가 준비된 것을 알고 먼저 오픈하자고 얘기해줬고, 경기가 시작하면서 두 나라의 모든 대형 국기가 같이 올라가는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오 회장은 “경기 시작 때 터키 국기가 오르는 중에 터키인들이 다 울었다”면서 “한국 사람들이 터키 국기를 오픈한 것에 모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실제 그날 경기에서 3대 2로 터키가 승리했지만, 경기장 안에 있는 한국 응원단은 한국 팀이 졌음에도 터키의 승리를 축하해주며 ‘터키’를 연호했다.

오 회장은 “월드컵 경기에서 홈팀이 졌음에도 터키 국기를 오픈시켜주고 응원해준 대한민국 사람들이 너무 멋있었다”며 “정이 많고 순수하며, 나라가 너무 아름답다. 이 나라를 떠나면 안 되겠다는 결심을 그때 했다”고 말했다.

◆“케르반, 10년 내 전국 50개 매장 목표”

월드컵 이후 그는 한국에 머물며 잠깐 회사에 다니다 무역회사를 차렸고, 5~6년간 수출업에 종사했다. 오 회장은 의료기기와 가전제품 등 한국의 신제품을 터키로 수출하면서 사업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무역회사를 통해 번 돈을 투자해 2009년 ‘미스터 케밥’ 매장을 이태원에 차리고 외식업과 무역업을 겸해 사업을 진행했다. 오 회장은 “돈을 벌면서 사람도 사귈 수 있는 외식업이 너무 재미있었고, 무역업보다 더 적성에 맞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시난 케르반그룹(48) 회장이 지난 3일 이태원에 있는 GB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오시난 케르반그룹(48) 회장이 지난 3일 이태원에 있는 GBA 사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8

이후 그는 터키 지중해식 레스토랑 케르반 매장을 16곳에 오픈하고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 회장은 “터키 요리는 프랑스,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요리 중 하나”라며 “향후 10년 안에 전국에 50개 매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매장 수를 늘리는 것보다 장사가 될 만한 곳에 입점 계획을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 회장은 지난해 11월 출범한 비즈니스 플랫폼인 GBA(Global Businss Alliance)의 초대 회장에 선임됐다. GBA는 한국에서 기업을 운영하는 세계 10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 기업 대표와 한국 기업 대표가 교류하는 비즈니스의 장이다.

GBA 내에는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 기업대표(50개국 120명)와 한국인 기업대표(300여명), 상무관들, 창업에 관심 있는 외국인 스타트업(60여개국 150명) 등 60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오 회장은 “GBA 300여명의 외국인들 면면을 봤을 때 대륙별로 있고 엘리트급 친구들”이라며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방법이 GBA”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GBA의 슬로건은 ‘대한민국의 세계화, 세계의 한국화’를 만드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이 외국인 친구들을 통해 좀 더 세계화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오 회장은 이어 “GBA 회원이 될 수 있는 자격 요건은 한국을 사랑해야 한다”며 “지난 1년간 케르반으로 2~3명씩 초대해 850여명을 만나 아이디어를 모아 탄생한 것이 GBA”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 회장은 서울시관광협회 이사 및 대의원, 용산구 외국인 서포터즈 단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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