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20.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20.1.7

30분도 안 돼 일부구역 매진

온라인예매 도입 후 대기 줄어

“설 연휴 짧아서 너무 아쉬워”

“가족끼리 오순도순 보내고파”

[천지일보=이수정·최빛나 기자] “명절 기차표 예매하는 것이 여전히 전쟁이에요.”

설 승차권 예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구 서울역 내부에는 승차권을 직접 발매하기 위해 나온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승차권 현장 발매를 시작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발매현황 전광판에는 ‘일부 구간 매진’이라고 쓰인 붉은 글씨가 크게 걸렸다.

시민들은 오랜 기다림 끝에 표를 예매할 수 있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반면 여전히 대기 중인 시민들은 승차권이 모두 매진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굴렀다.

부모님 손을 잡고 대기석에서 징징대는 아이를 비롯해 승차권 구입 신청서를 손에 들고 초조하게 기다리는 30대 직장인도 보였다.

이번 설 연휴 때 고향에 꼭 내려가야 한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외치던 80대 할아버지는 승차권 구입 방법을 몰라 난감해했다. 이를 본 한 역사 직원은 표 구매 방법을 안내하며 돕기도 했다.

표를 예매하기 위해 대기하는 시민들의 행렬은 계속됐다. 예매 1차 대기 장소가 꽉 차자 직원이 2차 대기 장소 팻말을 새로 세워두며 기다리는 시민을 안내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20.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열차표를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천지일보 2020.1.7

주말이 끼어 있는 설 연휴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휴가 짧아서 아쉽다는 박성호(가명, 68, 남)씨는 “가족끼리 여행을 가려고 부산행 티켓을 끊었다”며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집에서 새벽 5시에 출발했다. 도착하고 나서 1시간 반 정도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씨는 예전보다 줄어든 예매 대기시간에 흡족해하며 “그래도 온라인 예매 시스템이 생기고 나서 대기시간이 좀 준 것 같다”며 “예전 같았으면 서울역에서 담요 덮고 밤새도록 기다려야 했는데, 지금은 예매가 빨라진 편”이라고 했다.

이어 “장모님께 빨리 인사드리고 가족끼리 여행가고 싶다”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밀양으로 가는 표를 예매하러 왔다는 김은영(60, 여)씨는 “1년 만에 친정인 밀양에 가려고 한다”며 “24일부터 27일까지 친정에서 좀 쉬다 오려고 한다”고 했다.

김씨는 “표를 예매하기 위해 7시 30분부터 기다렸고 1시간 반 만에 겨우 예매했다”며 “설 연휴 기간이 짧아서 아쉽긴 하지만 연휴 동안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다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편과 함께 표를 예매하러 왔다는 정은숙(가명, 65, 여)씨는 “서울역에 7시쯤 도착했는데 기다리는 사람이 꽤 많이 있었다”며 “명절을 앞두고 서울역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기차표를 예매할 때마다 전쟁”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이번 설 연휴 때는 가족끼리 편하게 여행을 가려고 하는데 가기 전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열차시간표를 확인하며 승차권 구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열차시간표를 확인하며 승차권 구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7

설에 고향인 대구에 간다는 김혜환(30, 여, 서울 마포구)씨는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알람까지 맞춰 일어나 나왔다”며 “(서울역에) 도착했을 땐 7시였는데, 그때부터 이미 줄이 꽤 길어서 놀랐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집에서 제사 지내거나 예배를 따로 드리지는 않지만, 명절이니까 그동안 못 만났던 친척도 만나고 가족끼리 오순도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며 “기왕 쉬는 김에 일 때문에 바빠서 못했던 것들도 다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들 집으로 설 연휴를 보내러 간다는 조용태(85, 남, 경기 김포)씨는 “옛날에는 집에서 직접 제사를 지냈지만, 이제 큰아들이 맡아서 모든 걸 하게 되니, (큰아들 집으로) 직접 가게 됐다”며 “계속 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아직 살살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니 힘이 닿는 데까지 가보려고 한다”면서 해맑게 웃으며 얘기했다.

설 연휴에 고향인 부산에 간다는 박성균(33, 남, 서울 용산구)씨는 “직장이 근처라 출근 전에 티켓을 구매하러 왔다”며 “오전 6시부터 와서 기다렸지만 그렇게까지 힘들지 않았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박씨는 “서울에 산 지 10년이 다 돼 가는데 인터넷 예매에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며 “다행히 현장 예매는 잘 되는 편이어서 직접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명절에는 함께 제사도 드리고 직접 음식도 할 계획”이라고 기대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한편 코레일은 올해 설 기차 승차권 예매를 7일과 8일 이틀 동안 온라인과 지정된 역 창구 및 승차권 판매 대리점에서 실시한다. 기차표 예매는 레츠코레일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서 할 수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표를 사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설 승차권 예매 당일인 7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표를 사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7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