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종철 기자] 국내 건설사의 리비아 공사 현장을 점거한 현지 주민들이 한국인 근로자 숙소까지 침입해 직원들이 긴급 대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70여 명의 한국인 직원들은 공사 현장과 가까운 이슬람 사원에 붙어 있는 학교로 일단 대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해외건설업계와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새벽(현지시각) 리비아 데르나의 주택 공사 현장에 난입한 현지 주민들이 18일 밤에는 현장으로부터 100m가량 떨어진 한국인 근로자의 숙소에 기습적으로 침입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사 현장에 나타나는 리비아 현지 주민들의 숫자는 낮에는 50명 정도에 불과하다가 밤에는 300여 명 규모로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당국자는 “주민들과 한국인들이 별다른 충돌을 일으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 경찰에 연락해 보호를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고, 직원 보호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나 철수 계획은 아직 없다”며 “외교 당국을 통해 리비아 정부와 보상 협상을 진행 중으로, 재산 피해는 그간 알려진 것보다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에 이어 또 발생한 이번 무단 점거 사태는 리비아 정부의 주택 정책에 불만이 있는 주민들이 일으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중동으로 번지는 민주화 시위와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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