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곳간, 조선시대 세탁법 ⓒ천지일보 2020.1.6
문화곳간, 조선시대 세탁법 ⓒ천지일보 2020.1.6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시대가 변하면서 생활 속 다양한 생활용품이 발전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전자상가에는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세탁기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성능을 가진 세탁기가 출시되는가 하면, 동전빨래방도 곳곳에 즐비해 있다. 또 온라인을 찾아보면 다양한 세탁 방법도 나와 있다. 그만큼 더러워진 옷을 빠는 것은 중요한 일이겠다. 그렇다면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 선조들은 어떻게 세탁을 했을까.

◆공기방울 이용한 세탁법

생각해 보면, 오늘날보다 과거에는 옷감이 더 귀했다. 오늘날처럼 모든 사람이 풍족하게 옷을 가지고 있는 것도 어려웠다. 베틀을 이용해 옷감을 짜고, 바느질을 통해 어렵게 옷 한 벌을 만들다 보니 두고두고 옷을 입을 수 있도록 소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옷감 손질은 매우 중요했다. 가장 기본은 깨끗하게 세탁하는 것이었다. 전통 세탁법은 옷의 솔기를 다 뜯어낸 후 빤 후 마르면 다시 바느질을 하는 것이었다. 즉, 사실상 빨래는 옷을 새로 짓는 거나 다름없었다.

‘부여인이 흰 옷을 즐겨 입는다.’ 삼국지 ‘위지 동이전 부여조’에는 이 같은 글이 기록되어 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옷을 깨끗하게 관리하려 노력했다. 통일 신라와 고려시대를 거치면서 우물과 빨래터가 곳곳에 생겨났다. 이로써 사람들이 청결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사극 등을 보면 방망이로 빨래를 세차게 두드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는 옷에 묻은 때를 빼는 과정이다. 방망이로 두드리면 빨래에 작은 공기 방울이 생겨난다. 이 공기방울이 옷감 사이에 낀 때를 밀어줬다. 즉, 공기방울 세탁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더욱 깨끗하게 빨고 싶다면 잿물에 빨래를 삶아야 했다. 잿물은 짚이나 나무를 태운 재를 우려낸 물이다. 보통 뽕나무나 콩깍지, 메밀짚 등을 태워 만든 ‘재’를 물에 흘려 만들었다.

옷감을 잿물에 삶아 두드려 빤 후, 햇볕에 옷을 말리면 옷감이 더욱더 희게 됐다고 한다.

◆푸새와 다듬이질

옷감이 다 마르면 풀을 먹였는데, 이를 ‘푸새’라고 한다. 옷 모양이 반듯해지고 때가 덜 타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이후 옷을 반듯하게 잡고 차곡차곡 접은 후 풀기가 골고루 배어들도록 다듬이질을 했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는 속담도 바로 여기서 나온 것이다.

18세기의 책인 ‘규합총서’에 보면 옷감에 따른 다듬이질 방법과 손질법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이를 참고해 다듬이질이 생활에 널리 퍼진 듯 보인다.

전라북도 남원시에서는 ‘다듬이 놀이’를 행했다. 부녀자들이 다듬잇돌을 가운데 둔 후 마주 보고 앉아 누가 더 다듬이질을 잘 하는 지 겨루는 것이었다. ‘또닥또닥’ 경쾌한 다듬이질 소리는 건강한 생명력과 근면, 안정성 등을 떠올리기도 했다. 또한 놀이를 통해 다듬이질의 지루함을 없애기도 했다.

다리미질은 어떻게 했을까. 과거에는 옷감의 펴는데 다리미를 썼다. 이는 쇠로 만든 둥그렇고 납작한 그릇 모양이었는데,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다리미 안에는 뜨거운 숯을 넣었고 쇠가 뜨거워지면 그 열기로 다림질을 했다. 다리미로 펼 수 없는 곳은 모서리가 좁은 인두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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