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얼마 전에 크리스마스가 지나갔다. 그런데 중국은 이 성탄절이 국경일이 아니다. 그나마 자유주의 바람이 들어와 알아서 즐기는 날이다. 이는 중국의 종교에 대한 정책과 연관이 있다. 공산당 일당 전정국가 중국사회주의 국가는 “언제 성탄절을 휴무일로 할지”라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과 시간의 변이에 따라 판단 한다면 명확한 답이 나온다.

정치철학자 마이클 월저((Michael Walzer)는 “공산주의 헌법전문은 두껍고 자유주의 헌법 전문은 얇다”라고 했다. 공산주의 헌법은 구성원인 국민들에게 더 많은 조건을 달고 통제하려고 하니 전문이 두꺼워 진다라는 것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마르크스, 레닌, 모택동 사상을 언급하고 있다. 헌법 전문에 나오다 보니 초·중·고 나아가 대학까지 공산주의 현실적 창조자들의 철학을 사회주의 관점에서 해석하고 학습 해야만 한다. 개혁 개방 이후 요즘은 특히 덜하지만, 그래도 국가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충분히 익혀야만 한다. 그중에서도 중화 인민공화국을 건국한 마오쩌뚱의 사상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그의 종교관은 온 국가에 투영됐고 문화 혁명을 계기로 만개한다.

이때 파사구(破四舊: 구사상, 구문화, 구풍습, 구습관) 운동이 전개됐다. 마오의 윤허와 관계자들의 지지로 대규모로 진행됐다.

종교는 구문화(舊文化)이다. “신 중국을 건설하기 위해 종교를 용납할 수 없고 이를 철저히 소멸시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명맥만 유지 됐던 종교사무국은 괴물들의 보호소, 자본주의 부활부라고 비판하며 폐지시켰다. 종교는 인민들의 아편과 같다. 그러면서 “공산당은 종교자유를 허용 한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절대로 유심론(唯心論)이나 종교의 교리를 찬성하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유심론, 각종 종교와 미신 등에 비판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는 것 같았다. 실제로는 폭력과 협박 등으로 신도들을 끝까지 추적해 신앙을 강제로 포기하게 했다. 중국 전역에 모든 종교가 완전히 사라지도록 했다. 유물론을 전제로 하기에 그렇다.

한편 ‘마오쩌둥 숭배운동’을 전개했다. 교회와 천주교 각종 사당을 파괴하고 전국에 마오의 초상화를 붙였다. 마오가 저작한 모어록(毛語錄)은 성경을 대신해 읽도록 강제했다. 이러한 잔영이 후대들에게 구전 되면서 인민들 뇌리에 지워지기 어려운 것이다.

일화가 하나 있다.

유학생 신분으로 당시 종교 집회를 가졌다. 이상 없이 잘 끝났다. 얼마 있다가 공안에서 출두하라고 해서 놀랐다. 가서 조서를 받고 구두 경고를 받았다. 아마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사건일 것이다. 졸업도 못하고 올 뻔했다.

요즘은 그때보다 자유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눈을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통제 범위 내에서는 용인한다. 그들이 보이지 않게 설정한 선을 넘을 때 가차 없다. 자기 검열을 알아서 받으면서 종교 활동을 해야 한다. 여기에 종교 관련 국경일이 어떻게 가능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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