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19.5.15
LG화학 오창공장에서 임직원들이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제공: LG화학) ⓒ천지일보 2019.5.15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지난해 중국 기업들의 배터리 투자가 한국의 7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유출 여부를 놓고 법정 싸움을 벌이는 국내 배터리 업계가 중국의 공격적 투자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전문 매체 뎬츠왕(電池網) 자체 통계 결과 지난해 공식 발표된 중국 내 리튬이온 배터리 투자 규모는 2484억위안(약 42조원)에 달했다. 소재 생산업체와 전기차 기업을 포함한 전체 배터리 산업의 총 투자 규모는 7419억위안(약 124조원) 수준으로 전년(5710억 위안)보다 30% 가까이 늘었다.

반면 국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배터리 3사는 지난해 중국의 7분의 1 수준인 약 6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된다.

LG화학은 작년 초 시설 투자액 6조 2000억원 가운데 절반 수준을 배터리에 투자하겠다고 했고, 삼성SDI는 2018년(1조 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도 컨퍼런스콜에서 2019년 시설 투자를 약 1조원 정도(전체 투자의 30% 수준)로 봤다.

중국 정부가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등 물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안, 지난해 국내 배터리 업계는 ‘대규모 소송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의 이슈로 한 해를 보냈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SK이노베이션이 맞소송에 나섰다. 소송전은 국내외로 확전됐고 갈등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ESS 화재도 지난해 6월 정부가 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재까지도 2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다만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해외 전기차 배터리 공장 설립 소식을 발표했고 삼성SDI도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ESS를 성장시킬 계획이어서 신규 투자는 이어질 전망이다.

LG화학은 2020년까지 약 100GWh로 생산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외 공장 증설이 마무리되고, 중국 난징 2공장도 1분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SK이노베이션은 7.5GWh 규모의 헝가리 제1공장과 중국 공장이 올해 양산을 시작해 국내외 생산능력을 20GWh로 높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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