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당 전원회의 ‘정면돌파’ 핵심

신범철 “마땅한 수단 없다는 뜻”

북한, 미국 끌어낼 만한 카드 없어

고유환 “美대선 변수… 긴장 속 유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재한 지난달 28일부터 나흘간 진행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드러난 내용은 대북제제 속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과 외교·군사력 강화로 집약된다.

북한의 전략적 노선을 정리한 것이지만, ‘경제에 집중하겠다’며 지난 2018년 4월 포기했던 ‘핵·경제 병진 노선’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이를 두고 ‘병진노선으로 회귀다’ ‘아니다’ 등 의견이 갈리지만, 북한의 과거 행동 방식의 반복이라는 점에서 그간 예고했던 ‘새로운 길’은 사실상 없었다는 관측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3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간 갈이 새로운 길이다. 자력갱생, 무기개발 등 다 했지 않느냐. 획기적인 뭔가가 나올 수는 없다”며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는 하노이협상 결렬 이후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취했던 나름대로의 방식들의 연장선에서 재확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북한이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정면돌파’였다. 당 전원회의 마지막 날 보도에서는 정면돌파라는 발언이 23차례나 언급됐다.

김 위원장은 당시 북한이 처한 상황을 ‘전대미문의 준엄한 난국’으로 규정하고, 그 원인을 미국으로 지목한 뒤 난국 타개 방안으로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이 같은 북한의 대응 전략과 관련해 현재의 어려움과 정면으로 맞서 싸우겠다는 표현이긴 하지만 또한 마땅히 우회할 대응책이 없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나흘간에 걸친 전원회의에서 전략노선을 검토한 끝에 나온 결론이 정면돌파라면 다른 마땅한 수단이 없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 북미 간 대화가 이어지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북 노동당 전원회의 삼일째 진행 김정은 주재.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2.31
북 노동당 전원회의 삼일째 진행 김정은 주재.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2.31

실제 북한은 미국을 끌어낼 만한 협상카드가 없다. 북한은 현 국면을 미국 책임이라고 떠넘기면서 비난하고 있지만 미국을 움직일 마땅한 방책이 없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고 2018년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되돌아갈 수도 없다. 새로운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하기도 쉽지 않다. 자칫 남북미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어서다.

결국 북미 간 극적인 타협이 없다면 북한이 할 수 있는 것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제재를 견디면서 전략무기 능력을 강화하고 핵·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철회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것 외에 별다른 뾰족한 방도가 없어 보인다.

고 교수는 “북한의 비핵화 결심 배경에는 경제를 발전시켜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데 있다. 현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아울러 올해는 트럼프 재선이 가장 큰 변수이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뭔가를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긴장 속에서 한반도 프로세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보수 성향 학생들의 행사 '터닝포인트 USA'에서 연설 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탄핵안의 상원 송부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난하며 미국 헌법을 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보수 성향 학생들의 행사 '터닝포인트 USA'에서 연설 중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통령 탄핵안의 상원 송부를 지연시키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비난하며 미국 헌법을 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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