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제역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유·제과업체들이 가격인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교내 주 1회 요구르트 대체 추진

[천지일보=장윤정 기자] 구제역 사태의 장기화로 물가가 인상되면서 우유·제과업체는 가격 인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분주하다. 또 우유 공급부족으로 인한 문제가 업체뿐 아니라 학교 급식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학교 측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 서울 우유 ‘인상 계획’ 번복?

지난 17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탈지분유 재고량이 지난해 12월 938톤(t)으로 2009년 12월의 4137t보다 77.3% 감소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또 생크림과 탈지분유 생산량도 40~50% 감소한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우유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거래처용 우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우유 물량이 남아 제조원가 이하로 우유를 공급했던 것”이라며 “최근 구제역 사태가 확산됨에 따라 더 이상 할인이 힘들어져 우유 가격을 정상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우유는 ‘우유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실무 부서에서 회의했던 내용이 새어 나갔던 것”이라며 “아직은 인상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정부가 ‘물가 인하 정책’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상계획이 알려져 서울우유 측이 큰 부담을 느끼고 가격인상을 철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즉 공급량이 감소해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물가 잡기 압박에 철회 선언을 했다는 말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도 “정부가 여러 가지 정책을 펼치고 있어 지난해 말보다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지만 공급량이 줄어 힘든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생크림과 탈지분유 등의 공급가가 오르면서 제과업체들도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생크림이 많이 들어가는 아이스크림의 생산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SPC는 국산 냉장 생크림을 수입 생크림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SPC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싶어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입 재료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학교 “우유 값↑ 공급 차질 우려”

구제역으로 학교 급식용 우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내서난영(30, 영양교사) 씨는 “다음 달부터 급식을 시작하는 데 우유 가격이 매우 상승해 걱정”이라며 “구제역이 더 확산되기 전까지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당장 3월부터 학생들 우유 급식을 시작해야 하는 데 가격이 많이 올라 고민 중”이라며 “아이들 우유 급식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제역으로 생겨난 공급 감소 문제가 우유 급식에까지 미칠 것이라는 소리가 커짐에 따라 정부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주 1회 정도는 우유 대신 요구르트로 대체할 계획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달 말 ‘2011 학교 우유급식 사업 시행 지침서’를 통해 우유업체들이 납품하던 초등학교 급식용 우유를 주1회 한해 요구르트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 2008년에도 우유 급식에 한해 1주일에 한 번 초코·딸기 우유 등 가공유·발효유 등을 제공하는 것을 허가한 바 있다”며 “구제역으로 원유 생산량이 감소하자 우유업체들이 지난달 말 흰 우유 대신 다른 제품으로 허가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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