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 취임사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강조하며 단호한 검찰개혁 천명

인사권 통한 검찰 통제 가능성

‘줄탁동시’ 언급 검찰 협조 요청

“검찰, 개혁 동반자 삼겠다”

소통·경청 말하며 속도 조절도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가장 강조한 것은 역시 ‘검찰개혁’이었다.

추 장관은 3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 1동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와 지지는 역대 최고조에 달해 있다”며 “법무부는 검찰개혁의 소관 부처로서 역사적인 개혁 완수를 위해 각별한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추 장관은 “어제 대통령께서는 권력기관의 ‘개혁’과 사회·교육·문화 분야에서의 ‘공정사회’를 이루기 위해 대통령에게 주어진 헌법적 권한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면서 “‘개혁’과 ‘공정’은 문재인 정부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존립의 근거이며, 시대정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서울=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오후 청와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인 2일 정부 합동 신년인사회에서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언급하며 “새해에는 (권력기관에 대한) 더욱 ‘확실한 변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추 장관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에 있어 법률 규정에 보면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종 감독자라고 규정이 돼 있기에 규정 취지에 따라 검찰개혁 작업을 잘 이끌어주기 바란다”고 발언했다.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법으로 명시된 ‘규정’과 ‘권한’을 언급하며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것임을 천명함으로써 개혁에 반발하는 움직임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추다르크’라는 별명처럼 강단 있는 정치인의 면모를 뽐낸 추 장관을 통해 더는 검찰개혁의 동력을 상실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중도 엿보인다.

추 장관도 문 대통령의 발언을 다시 꺼내며 장관으로서 검찰개혁에 물러서지 않을 것임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과 장관이 검찰에게 행할 수 있는 권한으로 ‘인사권’이 거론되는 만큼 새해 검찰 인사를 통해 확실한 검찰 통제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법무부는 지난달 검사장 승진 대상자인 사법연수원 28기 이하를 상대로 검증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3

다만 이날 취임식에서 추 장관은 “검찰개혁은 그 어려움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검찰의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기 위해 안에서 알을 쪼고, 어미닭이 이를 돕기 위해 밖에서 알을 쫀다’는 의미다. 추 장관은 검찰 내부에서도 합심해 개혁을 수행해야만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개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위해 추 장관은 “저부터 성공적인 검찰개혁을 위해 소통하고 경청하겠다”며 “검찰을 개혁의 대상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개혁의 동반자로 삼아 국민이 바라는 성공하는 검찰개혁을 이뤄가겠다”고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 같은 태도는 추 장관이 이날 취임식 도중 박수를 유도하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끌고 간 데에서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추 장관은 “며칠 전 국회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률안이 통과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은 국회의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며 “우리는 국민적 염원 속에 통과된 검찰개혁 법안이 법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검찰개혁뿐 아니라 외부적 요인에 따른 변화에 대비한 후속조치에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밖에도 추 장관은 ‘탈(脫)검찰’과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실추된 법무부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도 밝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