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

檢, 秋 당대표 때 부실장 소환

박균택 법무연수원장 사의표명

검찰 고위직 줄사표 이어지나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개혁을 위한 카드로 ‘추다르크(추미애+잔다르크)’를 뽑아 임명한 당일 검찰 고위직이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 수사팀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측근이었던 인물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검찰의 움직임이 관심을 모은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김태은 부장검사)는 전날 추 장관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비서실의 부실장이었던 정모(53)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송철호(71) 울산시장의 공약 수립과 단독 공천 과정에 민주당 중앙당이 개입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정씨를 상대로 송 시장 측과 청와대 인사의 만남을 주선하진 않았는지, 그 과정에 다른 당내 인사가 관여했는지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확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지난 2018년 1월 송 시장과 장환석(59) 당시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이 청와대 인근 식당에서 만난 것으로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만남에서 공공병원 설립 등 공약 논의가 오갔다는 점을 바탕으로 청와대가 지방선거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정씨의 인터넷 홈페이지 일정에는 ‘10/11 송철호(2017년)’ ‘12:00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과 오찬’ ‘내년 울산시장 선거 대비 지역 숙원사업 해결 대책 논의’ 등이 기록됐다. 송 시장과 장 전 행정관이 만나기에 앞서 정씨가 송 시장과 만났던 것이다.

송 시장은 지난 2018년 4월 임동호(52) 전 최고위원 등을 제치고 경선 없이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같은해 5월 정씨는 송철호 캠프에 정무특보로 영입된다.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 검찰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문 대통령 친구인 송 시장에게 도움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 진행에 대해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 장관을 내세운 청와대를 향해 검찰이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 검찰 고위직(검사장)이 추 장관 임기가 시작된 후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하면서 추 장관 임명에 대한 ‘항의성’ 줄사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법안 통과와 국회 표결을 앞둔 검·경 수사권조정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해왔다고 알려진 박균택 법무연수원장(54, 사법연수원 21기)은 추 장관 임명 당일인 지난 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재임했으나, 수사권 조정 업무 등에서 청와대와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018년 동기 중 유일하게 고검장으로 승진해 광주고검장을 맡았으며, 지난해 법무연수원장에 부임했다.

윤석열 검찰 총장의 연수원 2기수 선배인 박 원장의 사의는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법조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향후 인사를 앞둔 검찰 간부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직 고검장 중에서 윤 총장의 연수원 선배는 22기 김영대 서울고검장과 양부남 부산고검장, 김우현 수원고검장 등이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질의를 경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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