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기업과 사회단체 등이 일제히 시무식을 가졌다. 시무식 형태도 가지각색이다.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정부 시무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가의 장래와 국민 편익을 생각하고서 “정부정책을 만들 때에는 적합성·수용성·실행력을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공직자들에게 강조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각종 국가정책이 잘 추진된 것도 있었지만 도중에 실패하게 된 것은 결국 정책 수립 과정에서 정책 입안 3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한데, 시무식에서 이를 재 강조한 것은 그만큼 정부의 정책이 중요하고 국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인 것이다.

일부 기업에서는 기발한 시무식 형태를 보여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는 바, 예를 들면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지는 훈시 같은 장면 없이 덕담하고 모금을 해 회사 직원 이름으로 사회복지모금공동회에 기탁하고 기념사진 촬영으로 시무식을 대신하는 좋은 모습이다. 또 전남도 교육청에서는 청소년 난타공연이 벌어지는 등 이채로운 행사의 이색 퍼포먼스가 교사, 학생, 학부모로부터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여러 기관들이 올해 첫 직무를 하는 시무식을 가졌지만 가장 바쁜 곳은 올해 총선에 대비해야 하는 원내 정당이 아닐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 대표가 인재영입을 발표하고 이어서 2020 경자년 신년회에 참석했으며,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아침 일찍 최고위원회를 열고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새해 국민들께 드리는 인사로 시작했다. 또 바른미래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출마자 아카데미 입학식을 갖는 등 국회 내외 활동을 국민들에게 보이기 위해 정초부터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가 정계복귀를 전격 선언하고 오는 주말쯤 귀국해 정치세력을 규합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니 새해 벽두부터 정치권이 격랑을 맞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국회가 만들어낸 동물국회상, 식물국회상을 보면서 국민들은 올해 정치는 제발 국민을 위해 존재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이 중심을, 정국안정을 만들어주기를 원하고 있지만 패스트트랙 관련 법안의 처리 등으로 제1야당의 공세가 심한 상황에서, 또한 총선이 있는 해에서 올해의 정치적 격랑도 불 보듯 뻔하다. 정국 상황이 어려울 때 정부 시무식에서 보여준 결기대로 중심을 잡고서 격랑의 정치에 휩쓸리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새해에 정부에 대한 국민의 바람이자 작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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