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교류 발언 안해

신범철 “대남무시 전략의 연장선인듯”

김영준 “남측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쪽을 향한 메시지를 전혀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부터 소강국면에 빠진 남북관계가 더 장기화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 날 다뤄진 새해 국정운영 구상과 관련해 비교적 상세히 소개했으나 남북관계라는 단어는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의 비핵화협상 문제에 집중했다.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적대세력들’또는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이란 표현을 동원해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아울러 2018년 남북정상회담 합의 사항이나 9.19 군사 합의에 관한 내용도 없었다.

(대북)제재 국면 장기화 따른 경제적 자립과 관련해서도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 남북 교류에 관한 발언 역시 전무했다.

지난해 발표한 신년사에서 남북협력과 교류의 전면적 확대를 강조하는 등 ‘전제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가동 재개 의사를 내비친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북한이 작년 2월 말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 비핵화협상에 대한 마땅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남측과의 남북 교류에 대한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 북한은 최근까지도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 등을 거론하고 ‘좋은 합의’를 해놓고도 외세 의존 정책 탓에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를 놓쳤다고 비난해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출처: 뉴시스)

현재로선 북미관계를 배제한 채 북한이 남측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한 올해에도 남북관계의 실타래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북미 간 교착 국면이 해소된다면, 남북관계도 물꼬가 트일 거란 해석은 일관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대남무시 전략의 연장선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와 대화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피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정부의 대북입지가 좁아지고는 있지만, 정부는 대북접촉 등 일련의 일들을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김영준 국방대 교수는 북한의 남측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고 지적하면서도 “북한이 최근까지 연일 자력갱생을 강조하면서 금강산지구 등 관광 지구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도 경제 문제가 집중됐다”면서 “북미 대화가 잘돼든 안돼 든 남측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당국 간 대화는 유보하면서도 민간 분야에서는 남북교류를 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북 노동당 전원회의 삼일째 진행 김정은 주재.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2.31
북 노동당 전원회의 삼일째 진행 김정은 주재.30일 북한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가 삼일째 평양에서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 2019.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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