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모습 (출처: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모습 (출처: 유엔)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30일(현지시간) 실무급 비공식 회의를 열고 중국과 러시아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을 논의했으나, 제재 완화에 대한 찬반 이견만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안보리는 이날 오후 중러의 대북제재 결의안 초안에 대한 실무급 비공식,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는 지난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결의안 초안을 제출한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실무급 회의다. 

유엔 소식통은 “오늘 회의에서도 별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는 북미협상 재개를 위해서라도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며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거부권을 가진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의 거부감이 강해 제재 완화 결의안이 현실적으로 채택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결의안 채택은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15개 상임·비상임 이사국 가운데 9개국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미 국무부는 중러의 결의안 초안 제출에 대해 “지금은 대북제재 완화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고 반대한 바 있다. 

이날 회의 전 익명을 요구한 안보리 이사국의 한 외교관은 로이터통신에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 완화 결의에 대해 앞서 북한과 조율했으며, 북한이 자신들의 요구를 초안에 추가하도록 허용했다고 비판했다.

이 외교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통과 가능성이 없는 걸 애초에 알면서도 제재 무력화를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안보리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지원하는 제재 완화 결의안을 지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결의안 초안에는 북한의 수산물·섬유·조형물 수출 금지를 풀어주고 해외에 근로하는 북한 노동자를 지난 22일까지 모두 송환토록 한 제재조항을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 프로젝트’를 제재 대상에서 면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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