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사 이래 가장 강력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온 나라가 들끓었다. 일본의 명분 없는 對한국 수출규제에 ‘금방 끝날 것이다’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일본 불매운동’이라는 조롱이 더해지자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쳤다. “3.1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발 벗고 나선 국민의 투지가 식품·자동차·여행 등 일본 산업 전반을 강타했고 결국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일부 완화’라는 결과를 끌어냈다. 아직 끝나지 않은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의 파급력을 데이터로 정리해본다.
7월 이후 실적 감소, 점유율도↓
일부 ‘7자리’번호판 변경 불법도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한 7월부터 일본차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불매운동 이전까지인 6월까지 일본계 브랜드 승용차는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 모델 수요에 힘입어 국내 시장에서 평균 20%의 점유율을 이어왔다.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5대 중 1대는 일본차였던 셈이다. 하지만 7월에는 신규등록이 2674대로 전년 같은 기간(3229대)보다 17.2% 줄었다. 전월(3946대)에 비해선 32.2% 감소했다. 8월에는 13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6.9% 감소한 데 이어 9월(1103대), 10월(1977대), 11월(2357대)에는 각각 59.8%, 58.4%, 56.4% 줄었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 점유율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6월 20.4%의 점유율을 보인 일본차는 7월 13.7%까지 떨어진 데 이어 8월 7.7%, 9월 5.5%로 떨어지다가 10월 8.9%, 11월 9.2%까지 올랐다. 이는 연말 맞이 ‘재고 떨이’ 등으로 최대 1500만원이라는 ‘폭탄 할인’ 공세를 퍼부은 결과다.
일본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회복하는 모양새지만 이 기세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00만원이 넘는 할인을 소비자에게 계속해서 제공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9월부터 시행된 ‘8자리 번호판’ 제도가 일본차 판매량 반등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9월 이후 출고된 차량은 번호판 앞 숫자가 두 자리에서 세 자리로 바뀌었다. 이는 차량이 불매운동 이후 일본차를 구매했다는 식별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자동차 온라인커뮤니티 등에는 8자리 번호판을 장착한 일본차 사진을 찍고 ‘매국노’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또한 8자리 번호판을 단 일본 차량이 신호 위반 등 범법을 저지르면 바로 신고하자는 등의 내용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최근에는 일본차 딜러들이 서류 조작을 통해 7자리 번호판을 달아 불매운동 이전에 산 것처럼 가장한 불법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