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유사 이래 가장 강력했던 ‘일본제품 불매운동’으로 온 나라가 들끓었다. 일본의 명분 없는 對한국 수출규제에 ‘금방 끝날 것이다’ ‘한번도 성공한 적 없는 일본 불매운동’이라는 조롱이 더해지자 대한민국은 하나로 뭉쳤다. “3.1운동은 못 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발 벗고 나선 국민의 투지가 식품·자동차·여행 등 일본 산업 전반을 강타했고 결국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일부 완화’라는 결과를 끌어냈다. 아직 끝나지 않은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의 파급력을 데이터로 정리해본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원들이 24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마트노동자 일본제품 안내 거부 선언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전국마트산업노동조합원들이 24일 서울역 롯데마트 앞에서 열린 ‘마트노동자 일본제품 안내 거부 선언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성장률 두자릿수 급감 분야 속출

맥주 ‘원천봉쇄’ 수입량 0% 수렴

유니클로, 퍼줘도 매출 회복불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유통업계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쓰나미가 가장 크게 휘몰아친 분야다. 정부 차원의 대응이 아닌 국민이 주축이 되다 보니 간단하게 동참할 수 있는 맥주와 담배, 의류 등 소비재 위주로 불매운동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의 파급력이 가장 빠르게 나타난 건 ‘맥주’다. 일본이 수출규제를 시행하기 전인 6월, 9462톤에 달했던 일본 맥주 수입량은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5131톤으로 한달 새 절반 가까이(45.77%) 감소했다. 이후 중소형 슈퍼마켓은 물론 편의점, 대형마트까지 유통업체가 줄줄이 동참하면서 일본 맥주시장의 타격도 더 강해져 수입량은 8월 245톤, 9월 4톤 등 거의 0에 수렴하는 수준까지 내려갔다. 이후 10월 35톤, 11월 130톤으로 소폭 증가했지만 일본 불매운동 전과 비교하면 회복불가 수준이다. 이는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수입량의 0.40%, 2.27%에 불과한 수치다.

‘공공의 적’이 된 대표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 역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례적인 할인과 사은품 공세에도 불매운동 쓰나미에 매출은 회복 불능상태다. 유니클로를 겨냥한 불매운동의 파급력은 거의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의원(바른미래당)이 공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결제실적 기준 국내 유니클로의 카드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 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 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한달여 만에 주간 매출이 70%나 줄어든 것.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 CFO가 “불매운동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뱉은 발언이 더 불을 붙였다. 유니클로뿐 아니라 ABC마트, 무인양품 등 보이콧 대상인 3개사의 올해 7~9월 신용카드 매출액(8개사)은 7월 초 98억 4000만원에서 8월 넷째 주 37억 3000만원까지 절반 62%나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니클로가 대대적으로 이벤트를 이어가면서 9월 91억원, 10월 196억원으로 카드 매출액이 소폭 늘었다. 하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67%, 66.7%씩 감소한 수준이다. 11월에는 ‘공짜 내복(히트텍)’ 10만장을 증정하는 이벤트로 6일간 매출이 9월 한달 매출액보다 많은 95억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313억원)과 비교하면 69.6% 줄어든 수치다. 11월 1~20일까지 카드 매출액(206억원)은 또 소폭 상승했지 작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회복이라 말하기엔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담배도 일본 불매운동 심판에 자유롭지 못했다. 올해 초부터 수입량이 크게 줄었다 늘기를 반복했지만 7월부터는 하락세가 굳어졌다. 7월 일본담배 월별 수입액은 4만 2천 달러로 전달보다는 약 6000달러 증가했지만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93.06% 감소했다. 이후 8월 4만 2000달러, 9월 4만 달러, 10월 3만 4000달러 등 하락을 거듭했고 11월 들어 8만 6000달러로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증가한 11월 수입액도 지난해 동월 수입금액의 24%밖에 안 되는 수치다.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월별 일본맥주 및 일본담배 수입량 추이. (출처: 통계청) ⓒ천지일보 2019.12.31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따른 월별 일본맥주 및 일본담배 수입량 추이. (출처: 통계청) ⓒ천지일보 2019.12.31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