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매년 수천만원에서 1억원 상당을 기부해온 전북 전주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을 훔쳐 달아난 용의자 2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용의자들이 훔쳐 갔던 성금도 회수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전주완산경찰서는 전북 전주시 노송동 노송동주민센터 인근에 놓아둔 성금을 가져간 용의자 2명을 이날 오후 2시 40분께 각각 충남 논산과 대전 인근에서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오전 10시께 노송동주민센터 인근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얼굴 없는 천사’가 놓고 간 성금 6000만원 상당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에 사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추적, 범행 4시간여 만에 용의자들을 붙잡았다.
전북경찰청은 용의자들이 차량을 이용해 충남지역으로 빠져나간 것을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했으며, 충남경찰청과 공조해 조기에 검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거 당시 용의자들은 성금을 쓰지 않은 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중반의 남성들인 이들은 왜 성금을 훔쳤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경위에 대해선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완산서 관계자는 “용의자들이 소지한 현금이 성금 전액인지는 아직 확인된 것이 아니다”라며 “용의자 신병을 넘겨받은 후 정확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4000원을 주민센터 인근에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매년 수천만원에서 1억원에 달하는 성금을 기부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다. 19년 동안 두고 간 성금은 6억 834만 660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