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얼음이 지배하는 동토의 남극이지만 남극해는 수정같이 맑고 투명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추위와 얼음이 지배하는 동토의 남극이지만 남극해는 수정같이 맑고 투명하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아스타잔틴 성분으로 붉은색 띠는 크릴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각광받고 있어

인지질, 기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

수백 종의 다양한 해양 생물 서식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은 어디일까. 남극대륙이다. 혹독한 추위에다가 건조하며 바람까지 세게 분다. 다섯 번째로 큰 대륙이며 지구 총면적의 9.2%를 차지한다. 지구상에 있는 얼음 가운데 약 90%가 남극에 몰려있으며, 남극 대륙 총면적의 약 98%가 얼음으로 덮여 있다.

또 평균 기온이 영하 55도 정도가 될 정도로 극한의 추위를 가진 대륙이다. 얼음의 평균 두께가 약 2160m에 달하며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한반도의 60배에 달하는 대부분의 지역에 펼쳐져 있다는 점이 놀라울 정도다. 그야말로 장엄한 빙산과 빙원으로 이뤄진 대륙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극 대륙에 이와 같은 거대한 얼음덩어리를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수만 년에 걸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온 결과라 하겠다. 남극이 혹독한 기후 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수백 종의 다양한 해양 생물들이 서식한다. 그럼에도 특이한 현상은 나무가 전혀 없으니 현대 문명사회로부터 동떨어져 있다 할 것이다.

추위와 얼음이 지배하는 동토의 남극이지만 남극해는 수정같이 맑고 투명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청정한 해역으로 손꼽히며 아울러 거대한 자연의 보고로 각광받고 있다. 이는 미래에 인류가 식량으로 활용할 해양자원이 많으며, 특히 가장 큰 바이오매스인 크릴(Krill)이 많기 때문이다.

 

크릴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아스타잔틴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오일의 산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함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붉은색을 띤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크릴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아스타잔틴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오일의 산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함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붉은색을 띤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붉은색을 띠는 크릴

크릴은 남극 해양생태계 먹이사슬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 크릴의 외형을 보면, 새우처럼 생긴 조그마한 갑각류이다. 그러나 새우와 관련 없는 동물 플랑크톤이다. 반투명의 붉은색을 띠며 길이가 5~6㎝, 무게가 6g 정도 된다. 크릴이 붉은색을 띠는 이유는 아스타잔틴 성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성분은 오일의 산화를 막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으로 함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욱 붉은색을 띤다.

남극의 생태계는 크릴을 중심으로 먹이사슬이 얽히고설킨 거미줄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크릴은 남극 얼음 아래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이로 하는데, 얼음이 표층에 떠다니는 낮은 기온에도 꿋꿋하게 잘 견딘다.

아울러 특유의 강인한 생명력도 지니고 있는데, 먹이가 없더라도 200일 이상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이다. 크릴이 먹이를 잡아먹는 방식은 특이하다. 얼음 밑에 거꾸로 달라붙어서 먹이를 잡아먹는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는 일반적인 탈피동물과는 달리 탈피할 때마다 크게 성장하는 것만이 아니라 작게 성장하는 것도 있다는 점이다.

 

남극에 크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크릴보다 큰 생물들이 굶주리거나 멸종될 수 있어 ‘개체의 감소 또는 멸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남극에 크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크릴보다 큰 생물들이 굶주리거나 멸종될 수 있어 ‘개체의 감소 또는 멸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공모선 등장으로 크릴 접근성 높여

뉴질랜드는 남극에서 두 번째로 가까운 나라다. 이로 인해 남극으로 가는 교통의 요충지가 되었으며 남극에서 많이 서식하는 크릴 등 남극 해양생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197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남극에서 어획한 어류를 현장에서 가공처리하는 시설이 없었다. 어획한 남극 대구와 크릴 등을 다른 대륙으로 운반해야 했는데 운반과정에서 변질되거나 상하는 수가 많았다.

특히 크릴의 경우 고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함유하고 있음에도 운반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단백질과 지방 분해 효소가 자연적으로 소모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각국의 어류업계에서 상당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현장에서 가공 처리할 수 있는 공모선을 만들게 되었다. 이렇게 해서 공모선이 등장한 시기가 1970년대였다.

최근 들어 남극해의 해양생물 산업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남극의 독특한 생태계에 기인하며, 그 중심에 크릴이라는 갑각류가 있기 때문이다. 크릴이 남극의 생태계를 좌우할 수 있을 만큼 먹이그물의 가장 중심에 있다.

왜 그런가. 크릴은 크릴보다 작은 남극 생물이라면 거의 모든 것을 다 먹을 수 있다. 또 남극에 서식하는 상위 포식자인 고래, 바닷새, 남극 대구, 펭귄, 해표 등은 모두 크릴을 먹을 만큼 대부분의 동물들을 먹여 살린다. 따라서 크릴은 남극 대부분의 동물이 일용해야 할 절대적 먹이원이다.

고래 중 가장 큰 크기의 고래는 대왕고래다. 이 대왕고래가 하루에 먹을 수 있는 크릴의 최대량은 약 200만 마리에 이른다. 이러한 현상은 크릴이 대왕고래에게 먹이사슬의 여러 단계를 줄여 준 결과라 할 수 있다.

남극에 크릴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크릴보다 큰 생물들이 굶주리거나 멸종될 수 있어 ‘개체의 감소 또는 멸종의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예컨대, 펭귄의 개체수가 감소한다면 크릴의 감소가 가져다 준 결과일 수 있다.

크릴,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대두

크릴의 용도를 보자. 그동안 낚시용 미끼, 양식용 먹이, 애완동물의 사료 등으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인구의 고령화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크릴에 대한 큰 호응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높은 관심도에 의해 유명세를 얻고 있음을 나타낸다. 크릴로 만든 오메가3라는 오일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 때문이다.

전 세계의 많은 해양이 오염돼 있다. 해양 수질 오염 때문에 어패류가 수은 등 여러 가지 중금속에 오염돼 있을 확률이 크다. 이는 궁극적으로 생선을 안전하게 먹을 수 없게 한다.

하지만 크릴은 오염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이유는 남극해가 청정해역인 데다가 크릴이 해양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하층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크릴은 생물량이 많은 관계로 미래의 식량자원으로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대의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여러 측면에서의 활용가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돼 세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남극 크릴의 양은 얼마나 될까. 서식량이 20억 톤 정도로 추정되며 개체수로는 무려 800조 정도 된다. 이처럼 서식량이 많은 것은 1평방미터 당 개체수가 약 3만 6000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크릴이 식물플랑크톤을 잡아먹을 때나 적으로부터 방어하고자 하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그들은 이동할 때 대군을 이룬다. 식물플랑크톤을 잡아먹기 위해 떼를 지어 해수면에 몰려오는 현상이라든지, 적으로부터 방어하고자 구름떼처럼 몰려다닌다. 이는 큰 덩어리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적의 수단이다.

 

크릴오일은 혈관에 쌓인 기름을 녹여서 밖으로 배출하는데 이는 혈관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기름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지질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크릴오일은 혈관에 쌓인 기름을 녹여서 밖으로 배출하는데 이는 혈관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기름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지질이 있기 때문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 2019.12.27

각광받고 있는 크릴

크릴이 건강기능식품과 약품의 원료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크릴오일의 효능에 기인한다. 크릴오일은 크릴에서 추출한 오일로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평가받기 시작했다. 혈관에 쌓인 기름을 녹여서 밖으로 배출하는데 이는 혈관 속의 나쁜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기름을 녹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인지질이 있기 때문이다.

크릴은 기후변화와 관련이 많다. 식물 플랑크톤은 해빙 밑에서 자란다. 이렇게 자란 식물 플랑크톤이 크릴의 먹이가 된다. 해빙이 줄어들면 당연히 크릴새우의 먹이가 줄어들게 된다. 이는 고래, 펭귄과 같은 상위 포식자들에게 크게 영향을 준다. 따라서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야말로 남극의 크릴을 보호하고 남극의 생태계를 존속하게 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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