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 항공 여객기가 착륙하고 있는 모습. (출처: 뉴시스)

31년 만에 새주인 현대家 품에

HDC현산 ‘2.5조원’ 들여 인수

4월까지 모든 인수절차 마무리

HDC그룹, 재계 17위로 ‘껑충’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1988년 설립된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를 떠나 범현대가(家)의 품에 안겼다. 아시아나항공의 주인이 된 HDC그룹은 이번 인수로 재계 순위 17위까지 뛰어 올랐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SPA)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총 2조 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 8063주(지분율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가격이다. 주당 가격은 4700원이다.

HDC그룹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나머지 2조 1772억원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 1000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부채비율을 떨어뜨려 회사채 신용등급을 높일 경우 향후 자금 조달도 원활해져 노선 확대와 신규 항공기 등 사업 확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하여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안전을 최우선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라며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할 것이다”고 밝혔다.

매각이 최종 마무리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3일부터 2004년 12월31일 이전 입사자를 대상,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받고 있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서 기업규모가 수직상승했다. 지난 5월 기준 HDC그룹의 자산총액은 10조 597억원으로 아시아나항공 자산총액 11조원을 더하면 2배 넘게 커진다. 게다가 2조원이 넘는 유상증자를 앞둔 만큼 HDC그룹의 자산총액은 내년에 23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HDC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모빌리티 그룹’이라는 새 비전 실행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지난 11월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은 2조 18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이 투입됨에 따라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HDC그룹은 항공 산업뿐만 아니라 나아가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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